전 세계에서 개신교인이 가장 많은 나라는 나이지리아인 것으로 집계됐다. 개신교파 중에서는 오순절 교단 신자가 가장 많았다. 또 지난 120년 동안 세계 개신교 지형은 유럽 등 북반구는 쇠퇴한 반면 남미와 아프리카, 아시아가 크게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고든콘웰신학교 세계기독교연구센터의 지나 절로(Gina Zurlo) 공동소장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비롯해 전 세계 최신 기독교 현황을 담은 ‘글로벌 크리스채너티’를 발간했다.
9일 본보가 입수한 책자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전 세계 최다 개신교 신자 보유국은 나이지리아로 6206만명이었다. 전체 인구의 35%에 달한다. 미국(5404만명)과 중국(3400만명) 브라질(3214만명) 영국(2683만명) 등이 뒤를 이었다.
상위 10개국 가운데 아프리카 3개국, 아시아 3개국, 유럽·북미 3개국, 남미 1개국이었다. 1900년 당시에는 유럽 7개국, 북미 2개국, 오세아니아 1개국이었다(그래프 참조). 120년 동안 미국과 영국, 독일을 제외한 모든 개신교 국가들이 순위에서 사라졌고 빈자리를 아시아와 아프리카가 채웠다. 전 세계 개신교 교세가 유럽과 북미 중심의 북반구에서 아프리카와 남미, 아시아 국가가 주를 이루는 남반구로 대거 이동한 것이다.
개신교를 비롯해 정교회·가톨릭 인구까지 합한 기독교인 통계 결과도 유사하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기독교인이 사는 나라는 미국(2억4000만명)으로 나타났다. 이어 브라질과 멕시코, 러시아, 중국, 필리핀, 나이지리아, 콩고민주공화국, 에티오피아, 인도 등이 뒤를 이었다. 한 세기가 훌쩍 지나면서 개신교를 비롯한 세계 기독교 지형이 완전히 바뀐 셈이다.
절로 소장은 책 서문을 통해 “1900년에는 82%의 기독교인이 유럽과 북미 등 북반구에 살았는데, 2020년에는 이 비율이 33%로 떨어졌다”면서 “오늘날 아프리카에만 전 세계 기독교인 중 26%가 거주할 정도로 남반구 기독교인 수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50년이 되면 남반구에 77%의 기독교인이 살게 된다”면서 “그때가 되면 아프리카에만 전 세계 기독교인 중 39%가 거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세계 기독교 교세의 경우, 교파별로는 12억1900만명 신자를 지닌 가톨릭이 가장 규모가 컸다. 두 번째로 큰 교파는 개신교의 오순절 교단(6억4400만명)이었다. 한국에서 가장 교세가 큰 장로교의 경우 6500만명으로 전 세계 교세 순위에서는 10위로 나타났다. 이 수치에는 한국의 각 장로교인 수도 포함돼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교단은 오순절이었다. 절로 소장은 “1900년에는 고작 1% 수준에 머물러 있던 오순절교회가 2020년에는 26%로 성장했다”면서 “2050년에는 30%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