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업계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백화점 3사는 올해 3분기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고물가와 고금리 현상이 이어지면서 소비가 둔화하고 있지만, 탄탄한 명품 수요가 실적을 끌어올렸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3% 증가한 7689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1089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올해 누적 매출도 지난해보다 14.1% 증가한 2조3420억원에 달했다. 연매출 3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한국 점포 매출은 여성패션(25.9%), 남성스포츠아동(19.1%), 해외패션(19.0%) 등을 중심으로 16.5% 늘었다. 여기에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 있는 매장이 영업을 재개하면서 해외 점포 매출이 62.9%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3분기에 매출 6096억원, 영업이익 1094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19.8%, 영업이익은 50.5% 늘었다. 야외활동 증가로 패션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여성패션(31.7%), 남성패션(29.1%), 골프웨어(33.7%) 등이 크게 성장했다. 추석명절 실적도 지난해보다 21.1% 확대되면서 외형 성장에 기여했다. 지난해 8월 문을 연 대전신세계도 1년 만에 매출 8000억원을 달성하면서 중부권 랜드마크로 자리잡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비슷한 상황이다. 올해 3분기 매출은 지난해 3분기보다 13.2% 늘어난 5607억원, 영업이익은 64.6% 늘어난 965억원이다. 현대백화점 측은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패션, 스포츠, 화장품 등 마진이 높은 상품군이 잘 팔린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여성패션(25%), 남성패션(24%), 화장품(18%), 아웃도어(23%), 골프(21%) 등에서 매출이 크게 늘었다.

백화점 업계는 4분기에도 실적 성장세가 이어진다고 기대한다. 다만 고물가·고금리가 지속하는 데다 이태원 참사로 대규모 행사를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 연말 소비심리가 얼어붙는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경기침체, 소비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백화점 실적은 양호하다. 소비 둔화 우려가 등장한 지난 6, 7월에도 강한 명품과 의류 수요에 힘입어 백화점은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