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수년간 학원복음화 사역을 이어왔던 교사 A씨는 팬데믹 이후 사역을 전면 중단했다. 대면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자연스레 사역이 위축된 데다 갈수록 교내에서 종교중립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거세졌기 때문이다. A씨는 “교장, 학부모 눈치 안 보고 본업에 충실하는 게 나은 것 같다”고 토로했다.
기독교사모임인 ‘좋은교사운동본부’가 13일 회원 교사 39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팬데믹 전후 학원복음사역’에 대한 설문 조사를 분석한 결과, A씨 경우처럼 팬데믹 이후 교내 복음화 사역이 상당부분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서울 성수동의 심오피스 타운에서 열린 ‘2022 학교복음사역 콘퍼런스’에서 발표된 설문 결과에 따르면 팬데믹의 ‘단계적 일상회복 기간(2022년 중후반)’ 중 학교복음사역 중단 교사 비율은 47.6%였다. 이는 전체 교사들이 활발하게 사역을 펼쳤던 코로나19 이전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코로나 이전과 팬데믹 이후 단계적 일상회복 기간의 사역별 활동 비율 변화를 보면 신우회는 66.8%에서 25.5%로, 전도는 20.1%에서 8.9%로 급감했다. 또 기독학생반 사역은 27.5%에서 10.5%로, 양육은 37.1%에서 25.6%로 현저하게 줄었다.
김선배 학교복음사역위원장은 “엔데믹에 접어들면서도 이 같은 상황이 굳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전했다. 실제로 일상회복 이후 사역진행 여부를 묻는 질문에 교사 5명 중 1명꼴(약 20%)로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는 학교복음사역에 제약을 가하는 여러 요소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기독교사들은 학교복음사역 가운데 가장 큰 어려움으로 ‘교내 종교 중립 요구 분위기’(61.3%·복수 응답)를 꼽았다(그래프 참조).
최새롬 학원복음화인큐베이팅 대표는 학교복음사역 대안으로 “지역교회에 학교복음화 비전과 전략을 공유하고 공감대 및 지원을 얻어내는 게 중요하다”면서 “자녀들의 학교를 중심으로 학부모기도회를 조직하는 것도 뒷받침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