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베이조스(사진) 아마존 창업자가 자신이 가진 자산 대부분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블룸버그통신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베이조스는 자산이 약 1220억 달러(160조9180억원)로 세계 4위 부자다.
베이조스는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자택에서 여자친구 로런 샌체스와 함께 진행한 CNN 인터뷰 도중 재산의 대부분을 기부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이 돈을 나눠줄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에서 중대한 문제들이 많다. 이러한 중대 문제들을 끝내는 방법은 함께 노력하는 것”이라며 “내가 가진 재산 대부분을 기후 변화 대응과 사회적 정치적 분열에 직면해 인류를 통합할 수 있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데 쓸 것”이라고 밝혔다.
기부를 실행할 구체적인 시점을 밝히진 않았다. 다만 기부금의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기부하고 싶다고 전했다. 베이조스는 “비효율적 기부 방법이 너무나 많다”고 지적했다.
그의 기부가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가진 재산에 비해 인색한 기부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는 2020년 기후변화 대처를 위해 100억 달러 기부를 공약했고 지난해 제26차 유엔기후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는 자연 서식지 복원 등을 위해 20억 달러를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노숙자 돕기와 어린이 교육을 위해 20억 달러를 내놓기도 했다. 지난해 자신의 기업 블루 오리진을 통해 우주여행에 성공한 뒤 자선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비난을 받자 상금 1억 달러(약 1311억원)의 ‘용기와 존중상’을 만들었다. 올해는 컨트리 가수이자 코로나19 백신 연구에 100만 달러를 기부한 돌리 파튼이 13일 이를 수상했다.
그는 자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기로 약속하는 자선 캠페인 ‘더 기빙 플레지’에도 동참하지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부부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공동 설립한 더 기빙 플레지는 28개국 억만장자 230여 명이 재산의 절반 이상 기부를 약속한 상태다. 베이조스의 전처 매켄지 스콧은 이미 재산 절반 이상을 기부해 기준을 충족했다.
한편 베이조스는 경기침체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현금을 손에 쥐고 있으라”고 조언했다. 그는 “우리가 바로 지금 경기침체에 있지 않더라도 곧 그런 상태에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며 “여러 경제 분야에서 해고가 일어나고 있고 사람들의 (경제) 활동이 둔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현금을 손에 쥐고 큰 지출은 미루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새 TV나 자동차 등의 지출 계획은 미뤄야 한다”면서 “최선을 희망하면서도 최악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조스는 지난해 “자선활동 등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에너지를 갖겠다”며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났다. 현재 아마존 이사회 의장이며 워싱턴포스트(WP)와 우주여행 회사 블루 오리진을 소유하고 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