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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갈등 관리 필요 공감… 양측 모두 얻을 것 얻었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4일 미·중 정상회담이 열린 인도네시아 발리 물리아호텔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두 정상은 그동안 전화와 화상으로 5차례 대화를 했지만 얼굴을 맞댄 회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대면 정상회담은 양측 모두가 실리를 취한 회담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요 현안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지만 갈등 관리 필요성에 대한 공감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대외적 성과를 얻었다는 것이다.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5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블룸버그 행사에서 전날 미·중 정상회담에 대해 “두 지도자가 매우 복잡한 (양국) 관계를 관리할 수 있다는 강력한 신호를 세계에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중국의 기후변화 협상 참여를 끌어내고 러시아의 핵 위협에 대한 중국의 불편한 심기를 대외적으로 알린 점도 성과로 꼽힌다. 백악관은 정상회담 후 보도자료를 통해 양국 정상이 우크라이나에서의 핵무기 사용이나 사용 위협에 반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 측에서도 목적을 달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상회담에 배석한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회담 직후 브리핑에서 “깊이 있는 소통, 명확한 레드라인 설정, 충돌 방지, 협력 검토 등 당초 목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중국 관영 매체와 전문가들도 세계 양대 경제 대국이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협력 가능성을 모색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환구시보는 15일 사설에서 “양국 정상이 오랜만에 만나는 모습은 위기와 도전으로 긴장된 세계 정서를 완화시켰다”며 “미·중 관계 역사의 중요한 만남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갈등이 전쟁으로 이어지는 파국만은 막자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일 뿐 근본적인 대결 구도가 바뀐 것은 아니어서 언제든 긴장이 고조될 여지가 많다. 진찬룽 인민대 교수는 글로벌타임스에 “미국의 양대 정당은 백악관이 대만 문제에 관한 전략적 모호성을 포기하도록 대만정책법을 밀어붙일 것”이라며 “이는 미·중 관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중 간 긴장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 중화권 증시는 강세를 보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1.64%, 홍콩 항셍지수는 4.11% 급등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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