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개신교인이 가장 많은 나라는 나이지리아(6206만명)입니다. 미국(5404만명)과 중국(3400만명) 브라질(3214만명) 영국(2683만명) 등이 뒤를 이었고 1930만명의 우간다가 열 번째입니다.
미국 고든콘웰신학교 세계기독교연구센터가 최근 펴낸 ‘글로벌 크리스채너티’에 담긴 내용입니다. 1031만명의 개신교인이 있는 한국은 10위에 들지 못했습니다.
역사는 어떨까요. 개신교 선교사가 본격 입국한 1885년을 기준으로 하면 137년의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개신교의 본산인 유럽은 어떨까요. 1517년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을 기준으로 하면 유럽 개신교는 최소 500년 넘는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한국의 개신교가 ‘젊은 교회’에 속하는 이유입니다.
물론 역사와 규모로만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한국교회의 성장세는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100만명 넘는 교인이 참여했던 1974년 ‘엑스플로74’에서 비가 내리는 중에도 10만여명이 밤샘기도를 했던 일이 유명하죠. 한국교회의 저력은 이런 복음의 열정에서 나옵니다.
물론 ‘젊은 한국교회’는 세계교회를 통해 배울 게 많습니다. 우리가 지닌 부흥의 저력을 나누기 위해서라도 먼저 배워야 합니다. 배우기 위해서는 만나야 합니다. 세계교회협의회(WCC)와 같은 국제 기독교 기구들이 만남의 장입니다. 세계복음주의연맹(WEA)이나 세계개혁교회커뮤니언(WCRC)을 비롯해 교파별 연대도 많습니다. 국제 교류를 통해서 배워야 할 것과 경계해야 할 것을 분별하는 지혜도 얻을 수 있습니다. 선교사와 이미 오래전 세워진 현지 교회 사이의 갈등을 줄이고 대화·협력할 수 있는 것도 국제 교류가 주는 선물입니다.
최근 기독교대한감리회 총회에서 WCC를 탈퇴하자는 논의가 있었습니다. 탈퇴를 주장하는 분들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야 하지만 탈퇴는 득보다 실이 큽니다. 서로 다르므로 함께 모여 대화하는 겁니다. ‘WCC가 진보적이다’라는 지적이 많지만 회원 중에는 우리나라의 보수적인 교회보다 훨씬 더 보수적인 교회도 많습니다. 일각에서는 진보 성향의 교회들과는 상종할 수 없다고도 말하죠.
유엔은 어떤가요. 우리나라는 1991년 북한과 유엔에 동시 가입했습니다. 서로를 적으로 여기는 국가와도 대화를 위해서는 유엔 같은 울타리가 필요한 법입니다. WCC 같은 국제기구도 그렇습니다. 우리보다 역사가 오래된 세계의 ‘선배 교회’들을 알아야 한국 개신교의 비전을 그릴 수 있습니다. 세계교회와 우정을 쌓지 못하면 외톨이가 됩니다. 대화와 겸손한 경청, 한국교회의 재부흥을 여는 열쇠가 아닐까요.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