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교회가 20일 코로나19 엔데믹 후 처음 맞는 추수감사절 예배에서 감사의 기쁨을 나누고 이웃을 위로하기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적지 않은 교회들은 1914년부터 11월 셋째 주일을 추수감사절로 지키고 있다.
교회들은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의 쌀을 전하고 교인들이 직접 심은 쌀을 수확해 서로 나누기도 했다. 코로나로 침체한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해 1억원을 웃도는 지역 상품권을 발행한 교회도 눈길을 끌었다.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바자회를 열거나 경찰들에게 위문품을 전달한 교회도 있다.
서울 종로 연동교회(김주용 목사)는 이날 교인들이 추수한 쌀을 감사절 선물로 나눴다. 교인 30여명은 지난달 13일부터 양일간 충남 예산 용리제일교회를 찾아 인근 논의 추수를 도왔다. 이에 앞서 지난 봄 교인들은 이 논에 벼도 심었다. 직접 심은 벼를 추수한 셈이다. 교회는 교인들이 추수한 쌀 중 1500㎏을 구입한 뒤 ‘사랑으로 심은 쌀 나오미(米)’라고 쓰여진 봉투에 1kg씩 나눠 담았다. 나오미는 구약성경 룻기의 주인공인 룻의 시어머니로 ‘나의 기쁨’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김주용 목사는 “감사절의 기쁨을 나누기 위해 교인들이 심고 추수한 쌀을 나눴다”면서 “‘나오미’에는 ‘교회에 나와야 받을 수 있는 쌀’이라는 의미도 부여했는데 코로나 이후 모이는 기쁨을 회복하자는 공동체의 바람을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시흥 소망교회(이정현 목사)도 추수감사절을 맞아 구역별로 20㎏ 쌀을 구입해 ‘사랑의 쌀 나눔’ 행사를 진행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성도와 개척교회, 탈북 공동체 등에 쌀을 선물한 것이다.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해 나선 서울 영등포 신길교회(이기용 목사)의 ‘신길 사랑 나눔 축제’도 눈길을 끌었다. 이날 교회는 교인들에게 교회에서 500m 떨어진 대신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 1억2000만원 어치를 배부했다. 교인들은 교회가 발행한 대신시장 상품권을 가지고 물건을 구입했다. 다음 달 1일에는 ‘지역교회 파트너십과 섬김 마당’을 열고 100개 지역교회에 1억원에 달하는 후원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서울방배경찰교회(이홍철 목사)는 최근 서울 방배경찰서에 1200개의 핫팩을 전달했다. 이홍철 목사는 “요즘 우리나라에서 가장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진 경찰관들에게 소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면서 “어려운 중에도 희망을 잃지 않고 주님 앞으로 나온다면 하나님이 주시는 안식과 평강의 축복을 반드시 누릴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전도 축제를 연 교회도 있다. 서울 서초구 일신교회(박강민 목사)는 이날 불신자를 초청하는 ‘해피데이’ 행사를 진행했다. 전도 축제를 위해 교인들은 지난 9월부터 전도 대상자를 정하고 복음을 전한 뒤 이날 교회에 초청했다. 해피데이에는 색소포니스트 손민과 가수 자두 사모·재즈 피아니스트 오화평의 CCM 그룹 ‘마음전파상’이 교회에 처음 나온 이들을 만났다.
유경진 박용미 임보혁 최경식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