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들 사랑의 연탄을 배달하다

연탄은행 봉사에 참여한 서울 오륜교회 청년 100여명이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륜교회 제공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에 지난달 22일 아침부터 청년 100여명이 연탄봉사를 위해 모였다. 청년들은 이날 5000장의 연탄을 배달했다. 서울 오륜교회(김은호 목사) 램넌트 청년국은 지난 7월부터 ‘놀면 뭐하니’를 주제로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달 초 다니엘기도회가 한창인 오륜교회에서 청년국장 주성하 목사를 만났다. 청년들이 연탄 봉사를 하게 된 건 주 목사의 아이디어였다.

그는 “기사를 통해 연탄 가구의 현실을 알게 됐다”면서 “연탄 창고에 연탄이 부족하다는 기사를 읽고 단순 기부보다 직접 찾아가는 봉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교회에 봉사를 알리는 광고를 한 뒤 이틀 만에 신청자 100명을 채웠다. 오륜교회는 매년 ‘사랑의 헌금’을 통해 연탄 후원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연탄 1만장을 후원했다.

봉사 후 청년들의 반응도 뜨거웠다고 한다. 주 목사는 “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청년들끼리 간증집회를 했다”며 “그만큼 청년들이 봉사하는 걸 원하고 있고 언제든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5월 청년국은 ‘램넌트 플로잉’이라는 이름으로, 어렵게 목회를 하고 있는 탈북민 목회자들을 위해 1억1000만원을 모았다. 전국 65개 탈북민 교회 목회자에게 200만원씩 사례비를 지원했다. 주 목사는 “액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청년들이 자신의 것을 나눴을 때 큰 기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다”면서 “100편의 설교보다 한 번의 시도가 낫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이기적이다’는 말은 MZ세대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표현 중 하나다. 이에 대해 주 목사는 청년들에게 큰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 분위기가 청년들에 대해 부정적으로 정의하는 것 같다”면서 “실제 청년과 대면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청년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정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주 목사는 “메시지와 목표가 선명하고 방향성과 목적, 취지만 제대로 설득한다면 그 누구보다 뜨거운 열정으로 임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요즘 청년들은 어떤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지 주 목사에게 물었다. 그는 “세대는 달라져도 고민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며 “청년들의 고민을 함께 고민하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교회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청년들과 연탄 나눔을 통해 연탄처럼 뜨거운 사랑을 키우고 싶다”고 덧붙였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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