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어 동사 ‘엔두오’는 우리말 신약성경에서 주로 옷을 입다(마 6:25, 막 1:6, 눅 12:22, 행 12:21, 고전 15:53~4, 계 1:13) 또는 입히다(마 27:31, 눅 15:22)로 번역됐습니다. 능력을 입다(눅 24:49), 그리스도로 옷을 입다(갈 3:27), 새 사람을 입다(엡 4:24, 골 3:10),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입다(엡 6:11), 믿음과 사랑을 가슴막이 갑옷으로 입다(살전 5:8) 등에서도 쓰였습니다. 엔두오는 영어 인(in)과 비슷한 전치사 엔을 동사 두노(들어가다, 가라앉다, 해가 지다) 앞에 붙인 형태입니다. 옷 속으로 스며든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영어 성경은 엔두오를 풋 온(put on·입다 바르다) 또는 클로드(clothe·입히다)로 번역했습니다.
“여러분은 지금이 어느 때인지 압니다. 잠에서 깨어나야 할 때가 벌써 되었습니다. 지금은 우리의 구원이 우리가 처음 믿을 때보다 더 가까워졌습니다. 밤이 깊고, 낮이 가까이 왔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둠의 행실을 벗어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읍시다. 낮에 행동하듯이, 단정하게 행합시다. 호사한 연회와 술 취함, 음행과 방탕, 싸움과 시기에 빠지지 맙시다.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을 입으십시오. 정욕을 채우려고 육신의 일을 꾀하지 마십시오.”(롬 13:11~14, 새번역)
이제 대림절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로 옷을 입고 그를 기다립니다.
박여라 영문에디터 ya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