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최초 한인교회인 울란바타르 한인교회(이상수 목사)가 서른 살을 맞았다. 1992년 설립된 울란바타르 한인교회가 지난 30년간 걸어온 길은 평탄하지 않았다. 개척 당시 울란바타르 한인교회 목회를 맡겠다고 나서는 이는 없었다. 현지인을 대상으로 하는 해외선교가 아니라 해외에서 한인을 섬기는 사역이라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20일 열린 설립 30주년 기념행사에서는 초대 담임인 안교성 목사를 시작으로 안광표 김봉춘 목사에 이어 2020년 1월부터 시무하고 있는 이상수 목사까지 한자리에 모였다. 울란바타르 한인교회는 몽골 선교사 자녀인 악동뮤지션 멤버(이찬혁·이수현)가 다녔던 교회로도 유명하다. 올해 서른 살이 된 울란바타르 한인교회는 어떤 모습일까. 담임인 이 목사를 최근 전화와 SNS로 만났다. 다음은 이 목사와 나눈 일문일답.
-울란바타르 한인교회 담임목사를 맡게 된 계기와 사역이 궁금하다.
“전임 목사가 사임하고 1년 가까이 목회자가 없는 상황에서 청빙을 받았다. 앞서 2015년부터 이듬해까지 이 교회 협동목사로 학생부와 청년부를 섬겼다. 영하 30도의 날씨에도 따뜻했던 새벽기도회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다. 하나님께서 마음을 부어주셔서 이곳에 부임하게 됐다.
지금은 한인뿐만 아니라 몽골 현지인을 대상으로도 사역하고 있다. 교회에 다문화가정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앞서 2014년에는 울린바타르 한인교회에서 개척한 교회가 있다. 이 교회의 몽골인 목회자들은 사례도 없이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 현지인 목사에게 사례금을 지원하고 예배당도 건축할 계획이다.”
-2020년 1월 부임 직후 코로나19가 확산됐을 시기인데.
“부임과 동시에 코로나로 예배가 막혔다. 몽골 정부는 대면예배를 불허한다고 공식 통보했다. 첫 예배를 온라인으로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러시아 막사를 리모델링한 교회는 인터넷 통신이 원활하지 않았다. 별수 없이 스마트폰 테더링을 활용해 온라인예배를 드렸다. 교회는 난방시설도 엉망이었다. 바깥이 영하 40도였는데, 한 시간 동안 예배를 드리고 나면 손발이 얼어 있었다.”
-코로나 확산에 어떤 식으로 목회 활로를 모색했나.
“유튜브를 적극 활용했다. 일례로 새벽기도회를 원하는 성도들에게 새벽기도 영상을 제공했다. 창세기부터 통독을 시작했는데 어느덧 시편까지 660회에 걸쳐 진행하고 있다. 한참 코로나가 심각했을 때는 코로나 극복 희망 메시지 카드를 만들어 공유했다.”
-몽골 내 이단 침투가 거세다고 들었다.
“이단·사이비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 1990년대 초반에는 모르몬교와 통일교 등이 몽골에 들어왔다. 최근에는 구원파와 신천지 등이 교세를 확장하고 있다. 구원파는 젊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포교하고 있는 한편 신천지는 현지인 교회에 침입해 소속을 속인 채 포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현지인이 다니는 교회가 비상이다.”
이 목사는 “앞으로도 한인과 몽골인 모두 힘껏 섬기겠다”면서 “주님 오시는 날까지 소명에 충성하는 교회가 되도록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현성 인턴기자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