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없는 아이가 된 느낌’이라고 했다. 선교지를 떠날 때만 해도 있었던 파송교회가 사라졌을 때 김소망 선교사가 느낀 감정이다.
40대 후반의 김 선교사 부부는 사역 10년 차가 됐을 때 비로소 “파송교회를 통해 사랑받고 위로받고 싶다”는 기도를 시작했다. 아프리카 국가에서 사역하던 김 선교사는 얼마전 A국으로 사역지를 옮겼다.
최근 그런 김 선교사에게 강남중앙침례교회 최병락 목사는 줌(Zoom)을 통해 뜻밖의 메시지를 전했다. 최 목사는 “‘협력 선교사’님으로 협력할 여러 선교사를 인터뷰했다. 우리 선교팀에서 기도하고 준비하면서 (김 선교사 가족을) 강남중앙침례교회 ‘파송선교사’로 파송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영상 속 김 선교사의 얼굴엔 미소가 번졌고, 그의 아내 반사랑 선교사는 믿기지 않는 듯 놀란 표정으로 입을 가렸다.
지난 2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비전센터에선 김 선교사의 파송식이 열렸다. 이날은 강남중앙침례교회의 ‘제20회 전교인 선교축제’ 마지막 날이자 ‘오퍼레이션2000’을 달성한 날이기도 했다.
2003년 선교축제를 시작한 교회는 효과적인 선교 사역을 위해 2008년 오퍼레이션2000 프로젝트를 선포했다. 성도 2000명이 선교를 위해 물질과 기도로 섬기는 헌신자로 나서는 것이다.
올해 교회는 목표를 달성했다. 지난해 12월까지 1877명이던 선교 후원자는 이날 2066명이 됐다. 교회는 목표 달성과 함께 새로운 선교 비전을 제시했다.
그중 하나가 김 선교사 파송이었다. 앞서 교회 측은 지난 2월 선교축제 20년 차에 맞춰 미국 남침례교 국제선교위원회(IMB)와 기독교한국침례회 해외선교회(FMB) 관계자 등 선교 전문가들을 초대해 전략 세미나를 가졌다. 20여년간 이어온 교회의 선교 사역을 돌아보고 향후 과제를 점검하기 위해서였다.
참석자들은 총 111명(가정)의 선교사를 해외에 파송하거나 후원하고, 국내선교 차원에서 113개 교회를 지원하는 교회의 활발한 선교 사역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선교사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고민하고 채워야 할 때라고 요청했다.
교회가 주목한 건 해외에서 사역 중인 한국인 선교사 가운데 30%는 파송교회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대다수 한국교회는 자기 교회 출신 성도나 사역자를 파송하고 있다. 교회 선교위원회 관계자는 “우리 교회와 인연 없는 선교사를 허입해 파송하기로 했다. FMB를 통해 추천을 받았고 인터뷰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이미 8명의 선교사를 파송 중인 교회에서 김 선교사 부부는 ‘외부 영입 1호 파송선교사’가 됐다. 김 선교사는 “지방 사람이라 서울엔 연고를 둔 교회가 없다. 후원교회라도 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강남중앙침례교회의 파송을 받게 돼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파송선교사의 경우 파송교회는 일정 금액을 후원할 뿐 아니라 선교사를 위해 연금을 들어주고 자녀 학비, 건강검진 치료비, 안식월 항공비 등을 지원한다.
최 목사는 “앞으로 매년 1~2가정을 파송하길 기대한다”면서 이날 새로운 선교 과제를 소개했다. ‘미션2000’으로 성도 2000명이 선교지를 다녀오는 것이다.
글·사진=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