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교계 및 정계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교회가 기도로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자”는 데 뜻을 모았다. 국가 지도자들에게는 시대를 분별하고 시대의 사명에 충실하라는 메시지가 선포됐다.
5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새 일을 행하시는 하나님’을 주제로 열린 제54회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회장 이봉관 장로)에는 윤석열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정계·교계 지도자 등 1200여명이 참석했다. 이 행사가 전면 대면행사로 진행된 건 코로나19 이후 3년 만이다. 이봉관 회장의 사회로 시작한 기도회는 줌(Zoom)을 통해 전 세계로 생중계됐다.
설교자로 나선 고명진 수원중앙침례교회 목사는 “성경은 ‘여호와를 자기 하나님으로 삼은 나라, 곧 하나님이 기업으로 선택된 백성은 복이 있도다(시편 33:12)’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런 면에서 대한민국은 복 있는 나라요, 복을 받은 나라라고 확신한다”면서 “지도자로 선택받은 여러분은 지금 무엇을 위해, 어디로 가고 있으며 삶의 목적과 방향이 정확한가”라고 질문하며 지도자의 덕목을 짚었다.
그는 “지도자는 자신이 사는 시대가 어떤 시대인지 알아야 하고 각 시대마다 민족과 공동체가 꼭 해야 할 일을 실천해야 한다”면서 “남들이 별로 알아주지 않고 때로는 욕을 먹고 비난을 받더라도 반드시, 기필코 해야 하는 일을 해내는 게 지도자의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현재 입법 여부를 두고 사회적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안 등에 대한 교계의 우려가 표출됐다. 고 목사는 “여러 성과 다양한 성적 성향을 인정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앞으로 대한민국은 어떻게 되겠냐”면서 “성경적 가치가 결코 세속 가치보다 못하지 않은데 성경적 가치를 따라 하나님이 복 주시는 나라 되기를 축복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식전 예배에서도 기독교대한성결교회 김주헌 총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하나님 보시기에 가증스러운 것을 과감하게 끊어내서 국정 전환점으로 삼고 갈라진 민심을 통합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윤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대한민국의 아픔과 함께해 온 한국교회가 국가의 번영을 위해 항상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또 “예수님의 사랑으로 대한민국이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성도들이 지혜를 모아주고 역사의 고비 때마다 큰 힘이 돼 준 한국교회가 온 세상을 밝히는 등불이 될 것을 믿는다”면서 “수천만명의 성도가 기도하며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것처럼 오늘의 기도회를 통해 우리나라의 미래가 번영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참석자들은 특별기도 시간에 국가 지도자와 국가의 도약, 사회통합과 이태원 참사 위로를 주제로 합심 기도했다.
김승겸 합참의장과 박진 외교부 장관, 이심 국가원로회의 공동의장, 이철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이 ‘국가지도자들과 국가안보’ ‘글로벌 중추 국가 도약과 국정안정’ ‘사회통합과 저출산·고령화 대응’ ‘이태원 참사 위로와 한국교회’를 주제로 각각 기도했다. 2시간 가까이 이어진 기도회는 이동원 지구촌교회 원로목사의 축도로 마쳤다.
이날 기도회에는 국회조찬기도회 임원들도 참석했다. 국민의힘 의원인 이채익 대한민국국회조찬기도회 회장과 더불어민주당 의원인 김회재 국회조찬기도회 부회장은 각각 개회사를 낭독하고 개회기도를 했다.
사단법인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는 나라와 민족, 그리고 교회를 위해 기도하는 순수 기도운동 단체다. 1966년 창립한 뒤 대한민국의 번영과 복음적 가치 확산을 위한 기도회를 열고 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