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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RA에 맞서… EU, 유럽 자체 보조금 도입 시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AP뉴시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두고 미국과 유럽이 삐걱대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는 IRA에 맞서 유럽 자체의 보조금 도입을 시사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헤 유럽대학에서 한 연설에서 “경쟁은 좋지만 이런 경쟁에서 공평한 경기의 장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또 “미국의 IRA는 우리가 국가보조금 제도를 어떻게 개선하고 새로운 글로벌 환경에 맞게 적용할지 되돌아보게 한다”고 말해 자체 보조금 도입을 시사했다. 이어 “IRA는 불공정 경쟁을 불러오거나 시장을 닫게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발언은 미·EU 무역기술위원회(TCC) 3차 회의를 하루 앞두고 나와 더 주목된다. TCC 회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성격이 강하지만 이번 회의에선 IRA가 핵심 안건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앞서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도 “미국은 우리의 가치협력국이지만 동시에 엄청난 보호주의적 경제정책을 펼치고 있다”면서 “독일 정부는 (IRA의) 부정적 효과에 대해 지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독일은 무역 전쟁에 나서는 데 관심을 두기보다는 경제외교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 정부·국회 합동 대표단이 5~9일 미국을 방문해 미 행정부와 의회 주요 인사들을 만나 IRA 문제를 논의한다. 대표단 일원인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워싱턴DC 레이건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IRA 미세조정(tweak) 언급에 대해 “지금은 예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예상치 못하게 초래된 부분에서는 문제를 다뤄야겠다는 데 대해 미국 정부도 공감하고 있고, 한·미 양국이 계속 실무협의를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종적으로 어떤 부분까지 협의할 수 있을지, 최대한 협상을 한번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안 본부장은 미국 백악관이 IRA 개정에 선을 그은 것에 대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유럽과 일본 등 많은 국가가 이의를 제기하고 있어서 일부 법안 시행 과정에 있어서 이 문제를 풀어야겠다는 생각을 미국 정부도 하는 것 같다”며 “어느 수준까지 풀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합동 대표단은 안 본부장과 국회 윤관석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 김한정 민주당 의원,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으로 구성됐다.

한명오 기자,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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