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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력 잃은 OTT 시장… 업체들, 요금제 변경·사업 재편

글로벌 OTT 디즈니플러스 국내 서비스 화면 모습. 뉴시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이 급격한 변화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가입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자 성장 활력을 찾기 위해 ‘광고 요금제’를 잇따라 내놓는가 하면, 합병으로 점유율 끌어올리려는 시도가 이어진다. 한국에선 OTT가 매물로 나오면서 뜨거운 인수전도 펼쳐질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OTT 시장은 고속 성장기가 끝나면서 체질 변화기로 접어들었다. OTT 이용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일상 활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단기간에 급증했다. 엔데믹에 돌입하면서 다시 야외활동이 늘자 빠르게 정체기에 빠졌다. 구독 서비스라는 특성 때문에 이용자 수가 유지되거나 증가세를 보여야만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는데, 글로벌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오히려 구독을 끊어버리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가입자라는 ‘엔진’이 식자 OTT 기업들은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진입장벽을 낮추거나 부수입원을 찾고 나섰다. 대표적 변화가 ‘광고 요금제’ 신설이다. 광고 수입을 얻는 동시에 가입비를 내려 이용자를 끌어들이려는 자구책이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는 지난 8일(현지시간) ‘디즈니플러스’에 월 7.99달러의 광고 요금제를 추가한다고 밝혔다. 기존 무광고 요금제는 7.99달러였는데, 광고 요금제가 도입되면서 무광고 요금제는 월 10.99달러로 인상됐다. 디즈니플러스 광고 요금제는 시간당 15초 혹은 30초 분량의 광고를 4분가량 봐야 한다. 디즈니 플러스는 미국 외 다른 국가에서 광고 요금제를 출시할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한국 등 주요국에서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광고 요금제를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

넷플릭스는 OTT 최초로 지난달에 광고 요금제를 12개 국가에서 내놓았다. 한국의 경우 월 5500원이다. 일반 요금제보다 싸다는 걸 앞세워 신규 구독자를 유혹한다는 목표다. 다만 콘텐츠 이용범위에 제한을 줬다. 라이선스 문제로 일부 영화와 시리즈를 시청할 수 없고, 콘텐츠를 저장해 오프라인에서 감상하지 못한다.

한국의 OTT도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OTT 기업들이 사업을 재편하거나 인수합병으로 ‘규모의 경제’ 구축에 뛰어들었다. 티빙은 KT의 시즌을 흡수하면서 토종 OTT 1위로 올라섰다. 지난 2일 기준으로 티빙의 월간 활성이용자는 562만명이다. 1위였던 웨이브를 4만명 차이로 앞질렀다.

경영난을 겪는 왓챠를 인수해 시장 주도권을 잡으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LG유플러스에서 왓챠 인수를 위한 세부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키즈 콘텐츠 플랫폼 ‘아이들나라’를 지난달에 OTT 서비스로 전환시켰다. 키즈 전용 콘텐츠를 무기로 내세워 2027년까지 국내외 가입자 100만명을 유치할 계획이다. 여기에 왓챠를 더하면 시너지를 일으켜 한국 OTT 시장에서 ‘강력한 플레이어’로 떠오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정체기, 변화 시기를 이겨내고 가입자 수를 유지하거나 신규 유치를 달성한 OTT 기업만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적극적인 생존전략을 펼쳐야 향후 콘텐츠 시장 성장세에 OTT도 올라탈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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