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5년부터 1985년까지 100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사역했던 선교사 2749명의 활동상을 담은 ‘내한선교사사전(내한선교사사전 편찬위원회)’이 발간된다.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역사연구소·이사장 윤경로 교수)가 펴낸 1520쪽 분량의 사전에는 각 선교사의 출생·사망 년도와 고향, 전공, 파송 단체, 한국에서의 사역 내용, 저서 등이 자세히 수록돼 있다. 이들 외에도 자세한 사역 내용을 발굴하지 못했으나 국내 사역이 확인된 430명 선교사의 이름과 성별, 파송 교단, 내한 시기도 별도로 담겨 있다.
개신교 선교 역사 137년 만에 내한 선교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사료를 선보인 건 세계 선교 역사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일로 평가된다.
윤경로 이사장은 1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자신의 나라에서 사역한 선교사들의 사전을 만든 건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일로 1885년 이후 개신교 선교사들의 사역을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며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사역하다 쓰러진 선교사들에게 새 생명을 불어넣어 후대와 만나게 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 역사를 지닌 지방의 교회와 선교사의 관계 역사도 새롭게 발굴되면서 지역 교회 역사 연구도 한층 깊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역사연구소는 ‘학자·후원자 자원운동(Scholar·Sponsor Volunteer Movement)’을 통해 집필자와 제작비를 모두 후원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집필에 참여한 90여명의 연구자 전원이 원고료를 받지 않고 ‘자비량 연구’에 나섰다. 제작비용도 교인과 교회, 단체들의 자발적 후원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이는 19세기 말 우리나라에 첫발을 디딘 초창기 청년 선교사들이 대부분 미국 학생자원운동(SVM)을 통해 훈련받고 선교지로 온 데서 착안한 캠페인이다.
이순자 역사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로 파송된 영미권 선교사 30%가 SVM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면서 “당시 이곳을 통해 선교사로 헌신한 청년들 사이에서는 ‘미전도종족인 한국의 선교사로 가자’는 분위기가 많았다”고 했다. 이어 “1930년대까지 SVM을 통해 한국 땅을 밟은 선교사가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올해 설립 40주년을 맞은 역사연구소는 오는 22일 오후 3시 서울 마포구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교회 선교관에서 내한선교사사전 출간 감사예배를 드린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