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형편이 어려운 소년이 있었다. ‘성공하면 나처럼 가난 때문에 힘들어하는 이들을 도와주리라’ 생각한 소년은 매일 열심히 영어단어와 수학 공식을 외웠다. 교회학교 학생회장과 악기를 연주하며 리더십도 키웠다. 훗날 소년은 국내 굴지의 특허법률회사 대표가 됐다. 숱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신앙으로 하나님을 굳게 의지해 자신의 꿈을 견고하게 지켜낼 수 있었다.
크리스천 기업가인 서평강(34·사랑의교회) 상상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이야기다.
서 대표는 16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사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어렵게 공부해서 그런지 소외 이웃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고 간증했다.
실제로 그는 봉사활동에 열심이다. 매년 연말 직원들과 함께 추위를 막는 데 쓰는 물품을 모은 방한 키트를 준비하고 어려운 이웃을 찾는다. 이웃과 함께 덕담을 나누는 시간이 무척 행복하다고 했다. 어려운 기독교 선교단체 등에 헌금하기도 한다.
서 대표의 봉사활동은 어렵게 공부한 경험에서 비롯됐다. 대학 4년 장학금을 받았지만 생활비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벌어야 했다. 변리사 시험을 포기해야 할 정도로 어려웠다. 한계가 찾아왔다. 하지만 기도하는 가족의 마지막 도움 덕분에 변리사 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다.
그는 시골 개척교회 목회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3대째 크리스천 집안이었지만 어린 마음에 부담이 됐다. 친구랑 같이 PC방에 가는 것도 힘들 정도였다. 목회자 자녀에 대한 도덕적 잣대가 높았던 것이다.
“대학에 입학하면서 고향을 떠나 부담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교회 출석은 변리사 시험공부 할 때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 기도하고 교인들과 교제하지 않은 삶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부모님과 교인들의 격려와 기도 덕분에 제가 이렇게 올곧게 성장했다고 믿습니다.”
서 대표는 ‘특허 전도사’로 불린다.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보유한 기술의 특허를 출원하고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변리사와 변호사 등 직원 60여명과 함께 일하고 있다. 입소문을 타면서 특허 출원건수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2200여건, 올해는 2800여건을 출원할 예정이다. 사실상 중소기업 특허출원 부문에서는 업계 1위다. ‘2021 국가소비자 중심 브랜드 대상’(지적재산권업 부문)도 받았다.
그는 “아직도 적지 않은 기업이 기술 우수성과 정부의 기업지원 체계를 모르고 있다”며 “둘 사이를 연계해 기업의 애로를 해소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허출원 과정에서 기업의 경쟁력을 확인한다. 성장할 기업을 고르는 안목도 생겼다. 중소벤처기업부 엑셀러레이터(창업 기획자) 투자법인 ㈜알파브라더스 부대표를 맡은 배경이다. 이 회사는 특허와 상표의 디자인 로고, 마케팅, 컴퓨터 프로그램 등을 맡고 있다.
1년에 수천 건의 미팅을 진행한다고 밝힌 그는 “숨겨진 기술이 뛰어난 기업을 마주하곤 한다”며 “스타트업이 출원을 통해 큰 성장을 할 때 변리사로서 보람이 된다. 정직과 혁신으로 지식재산 분야를 이끌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 대표는 특허법 강사이기도 하다. 변리사 시험 합격 후 학원가에서 인기 강사였다. ‘상상 특허법’ 등 변리사 수험생을 위한 책을 다수 집필했다. 특허청 심사관 대상 특허법 교육 전문교수로도 활동 중이다.
그는 아침저녁으로 기도한다. 지혜와 만남의 축복을 달라고 청한다. 성경의 잠언 16장 9절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를 즐겨 외운다. 자신의 삶과 신앙을 하나님이 인도하고 계시다고 굳게 믿는다.
“변리사는 자격증을 취득한 뒤에도 계속 공부해야 하는 등 전문성을 길러야 하는 직업입니다. 새로운 것에 흥미를 갖고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변리사 시험에 도전하세요. 무엇보다 사명감 있는 변리사들이 늘어나 국가경쟁력을 드높일 수 있길 바랍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서 대표가 변리사를 꿈꾸는 후배에게 남긴 말이다.
유영대 종교기획위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