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월드

美, 전쟁 영향 원유 수출 급증… 내년 ‘순수출국’ 될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중간선거가 치러진 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내년에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원유 순수출국이 될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현재 미국이 수출하는 원유는 일평균 340만 배럴로 사상 최고 수준이고 휘발유·디젤 등 정제유 수출도 하루 300만 배럴에 이른다. 지난달 미국의 원유 순수입량은 110만 배럴 줄어 집계를 시작한 2001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700만 배럴을 넘겼던 5년 전과 비교하면 많이 감소한 것이다.

미국은 그동안 막대한 원유를 수출해왔지만 수입이 그보다 많아 2차 대전 이후 순수출국이 된 적은 없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미국은 하루 2000만 배럴 원유를 소비하고 있다.

미국의 원유 수출 증가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정세가 영향을 미쳤다. 전쟁 여파로 유럽의 수요가 급증했고, 러시아산 원유 수출 제약으로 유럽 정유사들은 미국산 셰일 확보에 나섰다. 에너지 리서치 업체인 보텍사(Vortexa)의 시장 분석가 로힛 라소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 에너지에 대한 새로운 수요가 급증했다”며 “내년에 (미국의) 석유 수출량이 수입량보다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유 순수출국이 되기 위해서는 생산을 늘리거나 소비를 줄여야 하는데 미국은 내년 0.7% 수요 증가가 예상돼 생산이 더 늘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가 침체에 빠져 수요가 급감하고 베네수엘라산 원유에 가해진 제재가 느슨해질 경우 미국이 원유 순수출국이 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유럽에서의 수요 급증은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도 증가시키고 있다. 미국은 올해 상반기 카타르와 호주를 제치고 세계 최대 LNG 수출국이 됐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