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부쩍 늘던 미국의 비종교인 인구 비율이 주춤하고 있다.
미국의 여론조사업체 갤럽은 최근 ‘비종교인 증가세 둔화(Slowdown in the Rise of Religious Nones)’라는 제목의 조사를 통해 미국 내 비종교인 비율이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5년 동안 미국의 비종교인 비율은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비종교인 비율은 20~21% 선에 머물러 있다. 반면 2017년 이전 6년 동안 비종교인 비율은 13%(2011년)에서 20%(2017년)로 꾸준히 상승했다.
그러나 비종교인 비율이 유지된다고 해서 탈종교화에 제동이 걸렸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언제든 비종교인으로 편입될 수 있는 이들이 있어서다. 교회에는 나가지 않으면서 스스로를 개신교인으로 소개하는 이들(가나안 성도)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번 갤럽 보고서를 쓴 프랭크 뉴포트 박사도 “비종교인 비율은 예년과 같았으나 미국인들의 예배 참석률은 감소했다”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교회에 나가지 않지만 자신을 크리스천이라고 생각하는 ‘가나안 성도’의 증가를 눈여겨 봐야 한다고 말한다. 김상구 백석대 신학대학원 교수는 21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가나안 성도들이 10년, 20년 후에도 크리스천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성도 개개인이 신앙을 잃지 않도록 힘쓸 때 교회는 탈종교화 바람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현성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