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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F-22 랩터



F-22 ‘랩터(Raptor)’는 현존하는 세계 최강의 전투기로 불린다. 2005년에 실전 배치됐는데, 아직 랩터를 능가할 전투기가 등장하지 않았다. 최고속력 마하 2.5 이상이며, 초음속을 유지하면서도 방향 전환 등 자유자재의 기동이 가능하다. 랩터의 엔진은 전투기용 제트 엔진 중에서 가장 강력한 추력을 낸다. 스텔스 기능이 뛰어나 적의 지상 레이더는 물론 적 전투기 레이더에도 잘 걸리지 않는다. 랩터를 향한 무기 조준이 안 된다는 의미다. 첫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는 외형이 레이더 반사를 작게 하는 스텔스 형상으로 만들어져 ‘베이비 랩터’라는 별명이 있다.

가격은 엄청나다. 비행기 값만 1억5000만 달러(1932억원)에 운영 유지비까지 포함하면 대당 비용이 3억3400만 달러(43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우리 공군의 최신예 기종인 F-35A의 도입 가격이 평균 9460만 달러(1217억원)였다. 미국도 랩터의 비싼 비용 때문에 186대만 보유하고 있다. 너무 비싸고 너무 성능이 뛰어나 미국 의회는 랩터를 외국에 판매할 수 없게 했다. 일본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랩터 100대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했으나 미국이 판매하지 않았다. 외국에 팔지도 못하고, 유지비도 많이 들어 랩터는 2012년 이후 생산이 중단됐다.

미국이 랩터를 보낸다는 의미는 그 지역을 철저하게 방어하겠다는 의지의 과시다. 미국은 지난 7월 랩터 6대를 폴란드에 배치했다. 나토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러시아에 보여주려는 조치였다. 러시아와 중국의 스텔스 전투기인 수호이(Su)-57이나 J-20도 랩터의 성능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20일 일본 오키나와의 가데나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F-22 랩터가 4년 만에 한국에 출동해 우리 전투기와 함께 훈련했다. 북한 도발에 대한 강력한 경고다. 그런데 북한은 자제 대신 반발을 선택했다. 김여정은 이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정상 각도 발사를 언급했다. 북의 도발과 한·미의 경고, 북의 반발이 되풀이되는 양상이다. 악순환이 끝날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

남도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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