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와 수요 둔화로 고전하는 LG디스플레이가 ‘신흥시장’으로 불리는 투명 OLED 선점에 나섰다. OLED 판로 확대로 디스플레이 시장 축소라는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투명 OLED는 검정 필름으로 선팅한 것과 유사한 수준의 투명도(45%)를 구현한다. LCD 기반의 투명 디스플레이의 투명도가 10% 수준에 그치는 데 비해 높은 투명도를 보인다. 기존 유리창을 대체할 수 있을 만큼 투명도가 높으면서도 얇고 가벼워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다. 화면 뒤쪽의 사물을 볼 수 있는 동시에 정보와 그래픽 효과를 화면에 자연스럽게 표시할 수 있다. 효율적인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터치패널을 결합하면 키오스크 역할도 할 수 있다. 쇼핑몰이나 박물관, 지하철 등에 공급하면 상당한 수요가 발생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2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린 ‘투명한 미래전’에서 만난 투명 OLED는 다양한 분야에 접목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줬다. 지하철 스크린도어에 구현한 투명 OLED는 지하철 노선도, 열차 내 혼잡도 등의 정보를 표시하는 증강현실을 구현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20년부터 중국 베이징·선전·푸저우 등의 주요 도시 지하철에 창문용 투명 OLED를 공급하고 있다.
박물관의 유물만으로 보여줄 수 없는 정보를 증강현실로 시각화하기도 했다. 박물관용 슬라이딩 T-도슨트 솔루션은 투명 OLED가 미닫이문처럼 좌우로 움직이면서 각 전시품에 적합한 정보를 표시한다. 복원됐을 때의 유물 모습을 투명 OLED에 표현해줘 흥미로운 관람 경험을 제공했다.
곡면으로도 투명 OLED 구현이 가능하다. 일반 소매점의 상품 진열대에서도 쓸 수 있다. 현재 경기도 성남시 판교의 파리바게뜨 쇼케이스에 커브드 투명 OLED를 적용하고 있다. 고객이 진열된 음식을 보면서 재료, 영양 성분, 할인 정보 등을 터치해 확인할 수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세계적으로 투명 OLED 시장 규모가 올해 1000억원, 2025년 3조원, 2030년 12조원으로 확장한다고 추산한다. 김희연 LG디스플레이 전무는 “‘투명 OLED 산업 하면 한국이다’는 인식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전성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