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이 주신 ‘부동산 달란트’로 이웃 섬기면 성공한 삶 아닐까요

남성태 집펀드 대표가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부동산 전문 지식을 활용해 사회에 이바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사진=신석현 포토그래퍼


부동산 데이터 분석 기업인 ‘집펀드’의 남성태 대표(44·베이직교회)는 프롭테크(Proptech) 전문가다. 건국대학교 부동산 대학원에서 프롭테크 과목도 강의 중이다. 프롭테크는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정보기술(IT)을 접목해 부동산 가치를 높여주는 산업을 말한다. 집펀드는 프롭테크라는 단어가 한국에 알려지기 이전인 2015년 관련 사업을 시작한 선도 업체다. 주요 업무는 부동산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익률을 분석해 부동산 관련 재무설계나 자산관리를 돕는 일이다.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집펀드 사무실에서 남 대표를 만났다. 부동산 가격이 오를지 내릴지 궁금해하는 기자에게 그는 청지기로서의 삶을 먼저 이야기했다. 남 대표는 “청지기의 역할은 비단 성직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하나님을 섬기는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을 돕는 모든 이들이 청지기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부동산을 한발 앞서 배워온 전문가다. 미국 위스콘신대와 컬럼비아대학원에서 부동산 금융을 전공했다. 한국에 ‘부동산 디벨로퍼’라는 용어가 생소할 때 부동산 개발의 원조인 뉴욕의 부동산 개발업체에서 경험을 쌓았다.

부동산과의 인연은 그의 나이 19살에 시작했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며 남긴 부동산을 직접 관리해야 했다. 수리를 해서 공실률을 낮추자 수익이 크게 늘었다. 부동산에 큰 흥미를 얻었고 이를 계기로 유학을 결심했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남 대표는 미국계 부동산컨설팅 회사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한국지사에서 부동산 컨설턴트로 경력을 쌓았다. 승승장구하던 중이었지만 신앙에 대한 고민이 커졌다. 크리스천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 그리고 성공에 대한 답을 찾기를 원했다. 2009년 소망교회를 다녔다. 제자 훈련을 받으며 답을 찾았다.

“경영대를 다니면서 금융과 경제를 공부하다 보니 주변에 성공이나 돈에 욕심이 많은 사람을 많이 봤다. 나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엔 공허함이 있었다. 인생에서 성공이란 무엇인지 고민하던 중, 교회에서 제자의 삶을 돌아볼 수 있었다.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세와 하나님을 섬기는 마음으로 이웃을 섬기는 모습에서 앞으로 나갈 길을 보았다.”

그는 다시 미국으로 출국한다. 뉴욕에서 디벨로퍼로 활동하다 2014년 한국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2015년 그는 인생 선택을 한다. 부동산 시행업과 스타트업이라는 두 갈래 길을 놓고 기도했다. 남 대표는 선한 영향력이라는 답을 내렸다. “성공이란 무엇인가 고민했다. 당연히 자산이 많으면 좋겠지만 전문 지식을 활용해 사회에 이바지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마침 온누리교회에서 소셜벤처대회가 열렸고 그는 2015년 ‘어벤처스 1기’에 참여해 수상했다. 이때 집펀드를 설립했다. 당시 사업 목표도 부동산 담보 대출을 받은 사람들을 어떻게 보호해 줄 수 있는가였다. 소위 깡통 주택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던 시기였다. 그는 후순위 담보대출을 통해 차주들이 정상화할 시간을 벌어주며 거래를 안정적으로 유도해주는 사업 모델을 제시했다. 전문 용어로는 P2P 금융방식을 통해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사업이었다.

첫 사업 모델은 오래 가지 못했다. 부동산 시장이 변하며 수요가 줄어서다. 지금 집펀드의 사업 모델은 부동산 정보 분석과 투자 상담이다. 남 대표는 “부동산 시장에서도 명확한 정보가 가장 중요하고 이를 기반으로 투자 방식과 회수 기간을 정해야 하는데, 한국에 좋은 부동산 정보를 접하기 어려워 사업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지금도 국토교통부와 금융권에서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지만 비전문가가 이해하기 어렵다. 이를 단순 명료하게 알려주면 금융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집펀드는 전국 850만 채의 주택 정보를 가지고 있다. 주택별로 부동산 가치를 파악해 정보를 제공한다. 그는 “복잡한 정보를 쉽고 단순하게 보여준다면 부동산 거래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실수를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 대표는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 항상 하나님의 도우심을 느꼈다”고 한다.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인도하심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성경에 나오는 달란트 비유를 들어 자신이 하는 일을 설명했다.

“한 달란트 받은 사람이 아니라 여러 달란트를 받은 사람에게 주인은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 하나님은 사람마다 다른 달란트를 주셨다. 나에겐 부동산이라는 달란트를 주셨다. 세상을 사는 동안 최선을 다해 달란트를 관리할 생각이다. 부동산 청지기로서 바르고 정직한 길을 걷고자 노력하겠다.”

조용탁 객원기자 jong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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