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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드론 전쟁



지난 6월 리투아니아에서 한 TV 진행자의 제안으로 ‘피플스 바이락타르’란 이름의 캠페인이 벌어졌다. 러시아와 싸우는 우크라이나군에 공격용 드론 ‘바이락타르 TB2’를 사주자는 모금운동. 튀르키예 방산업체 바이카르가 개발한 TB2는 대전차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중고도 전술 무인기로, 러시아 전차부대를 상대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불과 사흘 만에 500만 유로가 모여 TB2 석 대가 우크라이나군에 인도됐다.

이들이 콕 집어 드론을 사주려 한 배경에는 2년 전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전쟁을 지켜본 학습효과가 있었다. 산악지대에 진지를 구축하고 지상전을 준비했던 아르메니아군은 드론 편대로 저고도 제공권을 장악한 아제르바이잔군에 완전히 농락당했다. 세 가지 드론이 동원됐다. 먼저 정찰드론이 떠서 타깃을 찾아내면 TB2의 공대지 미사일로 중거리 타격을 가하거나 이스라엘제 자폭공격 드론 하롭으로 정밀타격을 하는 식이었다. 6주간 벌어진 양국 교전을 전술학자들은 ‘드론 전쟁’이라 부르며 현대전의 패러다임을 바꾼 사건으로 꼽는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드론은 전황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TB2를 50대 갖고 있던 우크라이나군에 미국은 개전 직후 자폭공격 드론인 스위치블레이드 100대를 보냈다. 여기에 A1SM 퓨리 등 자체 기종을 더한 우크라이나 드론 전력은 러시아군에 큰 타격을 입히며 압도적 열세를 만회하게 해줬다. 이에 러시아도 무인기를 대거 투입했다. 지난가을 우크라이나 발전시설을 초토화한 공습에 이란제 자폭드론 샤헤드136이 사용됐다. 최대 2500㎞를 저고도로 날아가는 이 드론을 우크라이나 방공망은 절반도 막아내지 못했다. 이달 들어 우크라이나도 소련제 구형 무인기 TU141을 개조해 러시아 본토 기지를 자폭 공격하는 등 같은 방식으로 맞서고 있다.

이렇게 드론은 이미 현대전의 필수전력이 돼 있는데, 우크라이나 상공을 날아다니는 것에 비하면 조악한 수준인 북한 무인기 몇 대를 어쩌지 못해 우리 군은 허둥대기만 했다. 정말 걱정스럽다.

태원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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