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전국 청소년 성령 콘퍼런스’가 오는 16~18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교회(이기용 목사)에서 열린다. 전국 청소년 성령 콘퍼런스는 지난해 국민일보가 주최한 ‘제1회 기독교 브랜드 대상’ 교육 부분을 수상했을 정도로 청소년들의 영성을 키우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이기용 목사를 교회에서 만나 이 목사가 품고 있는 청소년을 향한 비전을 들어봤다. 다음은 이 목사와 일문일답.
-청소년 성령 콘퍼런스를 시작한 배경이 궁금하다.
“전임 목회지였던 충남 서산성결교회에서부터 시작한 사역이다. 그곳에서 부목사와 담임목사 생활을 19년 동안 하면서 매년 두 차례 청소년을 위한 성령 콘퍼런스를 열었다. 매번 청소년 2000여명이 참석했을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콘퍼런스에서 은혜를 받고 무당이었던 어머니를 전도한 학생 이야기 등 간증 거리도 넘쳤다. 해를 거듭할수록 이 콘퍼런스는 청소년들을 위해 교회가 해야 할 사역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2017년 신길교회에 부임하고 이듬해 서울에서도 성령 콘퍼런스를 시작했다. 은혜를 사모하는 아이들이 전국에서 몰려오고 있다. 특별한 이벤트 없이 2박 3일 동안 오직 예배만 드리는데도 아이들이 예배당 앞자리에 앉으려고 시작 세 시간 전부터 줄을 선다. 콘퍼런스가 오전 5시부터 시작해 오후 10시에 끝나니 어른들도 힘든 일정이다. 그런데 끝날 때까지 아이들의 눈빛이 초롱초롱하다. 예배에 대한 아이들의 열정이 놀라울 정도다.”
-‘청소년도 성령을 받아야 합니다’가 전체 주제다. 청소년에게 성령을 강조하는 이유는.
“한국교회에 부흥이 일어난 것은 모두 성령의 역사다. 기독교인들이 좋은 일꾼과 사역자로 세워지는 것 역시 성령의 충만함으로 가능하다. ‘아이들이 무슨 성령을 받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성경에 보면 요셉도 10대에 비전을 품었고 꿈을 해석하는 능력을 갖췄다. 다니엘과 기드온도 10대였다. 죄악과 각종 유혹이 만연한 시대에 청소년들은 단순히 지식적인 신앙만으로 살 수 없다. 성령의 임재, 하나님과 인격적 만남이 있어야 세상을 이길 수 있다. 코로나19를 지내온 청소년들은 현장 예배를 잃어버린 세대로 볼 수 있다. 어른 세대는 그래도 오랫동안 쌓아 올린 신앙의 연륜이 있으므로 어려운 시기에도 믿음을 지키는 게 가능하지만 청소년들을 그렇지 못하다. 팬데믹으로 청소년이 주님을 강력하게 만나야 할 필요성이 더 커졌다. 콘퍼런스의 역할이 더 절실해진 것이다. 지난해 여름 코로나 기간 열지 못했던 콘퍼런스를 재개했는데 마치 마른 장작에 불이 붙는 것 같은 은혜가 있었다. 청소년들도 성령 충만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한 셈이다.”
-앞으로 한국교회는 어떻게 청소년 사역을 해야 할까.
“기성세대들은 청소년에게 ‘너희들에게 무슨 걱정이 있냐.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되지’라고 하지만 아이들도 그들이 가진 분량에서 인생을 살아가는 게 굉장히 힘들다. 아이들이 그 어려움을 교회 안팎에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기성세대들은 어린 시절 수동적인 문화에서 자랐기에 아무리 아이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해도 그들 눈엔 부족하다. 그만큼 기성세대가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한다. 우리 교회도 콘퍼런스를 열면서 아이들의 필요를 최대한 채워주려고 한다. 우리 교회가 예배당을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런데 콘퍼런스 기간 2000여명의 아이들이 여기서 먹고 자고 하면 어딘가는 낡고 고장 나기 마련이다. 누군가 이를 걱정하는 소리를 했는데 우리 장로님 중 한 분이 “예배당이 아이들을 섬기다 더러워지면 새로 지으면 되죠. 그런데 한 번 무너진 아이들은 다시 일으키기 쉽지 않습니다”라고 하셨다. 아이들을 양육할 타이밍을 잃어버리면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아이들이 영적으로 뛰어노는 장을 마련해주고 그들을 사랑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아이들이 그 마음을 느끼면 기성세대들이 좀 부족하더라도 마음을 여는 것 같다.”
-미자립교회 청소년들은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신길교회는 작은 교회 목회자나 지역 상인을 위해서도 나눔 사역을 이어가는데 어디서 동력이 나오나.
“주님이 주시는 비전, 그리고 동역하는 성도들 덕분이다. 코로나 기간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비전은 ‘지역 사회 안에 교회를 세우라’는 것이었다. 내 교회만 생각하지 말고 지역의 모든 교회, 나아가 교회가 있는 지역을 함께 세우라는 뜻이었다. 그런 비전을 성도들과 함께 나눴을 때 모두 기쁨으로 헌신을 해주셨다. 콘퍼런스만 해도 교인들이 모두 자발적으로 섬긴다. 이런 섬김이 한국교회 재부흥의 열쇠가 될 것이다. 팬데믹 기간 불신자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을 때 큰 감동을 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새해에도 이웃들을 섬기며 새로운 희망을 보는 교회로 나아가겠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