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얼라이브] “말씀에 귀 기울이자 사랑만 하며 살자”

오는 4월 은퇴를 앞두고 이달 말까지 호주에서 안식월을 지내는 유기성 선한목자교회 목사가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스튜디오에서 예수님과의 친밀한 동행을 위한 실천 프로그램 ‘예수동행일기’ 훈련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장진현 포토그래퍼


유기성 선한목자교회 목사를 만났다. 유 목사는 오는 4월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 이철 목사)가 정한 정년인 만 70세보다 5년 일찍 담임목사직에서 물러난다. 그는 지난해 11월 27일 주일예배를 마지막으로 사실상 교회 담임 목회 사역을 마쳤다. 그는 이날 설교에서 “선한목자교회에서의 목회와 삶을 돌아보면 정말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다”고 말했다. 유 목사는 현재 이사장으로 있는 ‘위드지저스미니스트리’(위지엠) 사역에 집중하면서 이 단체가 펼치고 있는 ‘예수동행운동’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2024년 한국에서 개최되는 제4차 세계로잔대회 준비위원회 의장으로서 섬김도 이어간다.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스튜디오에서 만난 유 목사에게선 광야로 떠나는 예수의 숨결이 묻어났다. 3대째 목회자가 된 유 목사는 1984년 군목으로 입대해 훈련을 받던 중 다리가 부러졌을 때 인격적으로 하나님을 만났다. 훈련 중 다리 골절상을 입었는데 근육통인 줄 알고 오리걸음을 하는 등 군대식 처방(?)으로 풀다가 그만 큰일을 당할 뻔한 것이다. 조기에 수술하지 않으면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군의관의 경고였다.

“아무도 없는 한밤중 대기실에서 큰 소리로 ‘하나님!’ 하고 외쳤지만 아무 대답이 없었습니다. 세 번째 하나님을 부른 후 속에서부터 눈물이 터져 나왔어요. 다리를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보다는 내가 정말 엉터리 목사구나! 이런 내가 목사라니….”

자신의 민낯을 보게 된 유 목사는 이때까지 십자가의 구원을 주제로 설교했으나 이것이 정확하게 자신의 문제라는 인식은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날 밤 기도가 바뀌었다. ‘다리를 고쳐달라’는 기도에서 ‘다리를 바치겠다’는 기도였다. 내가 가고 싶은 곳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가라는 곳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일 테니 말이다.

유 목사는 이때 평생 간직할 마음의 소원이 하나 생겼다고 했다. “수고했다, 내 종아.” 하나님 앞에 서는 날 듣기만 해도 좋겠다는 한마디 말이다. 다행히 수술은 잘 돼 장애인이 되지는 않았지만 인생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그때 주님을 제대로 만난 유 목사는 40년 가까이 변함없는 선한 목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은퇴하면서 가장 힘든 일은 무엇인지요.

“사무실을 정리하는 일이었습니다. 볼 수 없는 책들, 쓸데없이 쌓아둔 서류들, 원고들, 자료들을 정리하면서 제 손으로 뒷정리를 할 수 있음에 감사를 드렸어요. 다른 사람이 정리했으면 부끄러웠을 것인데 말이죠. 언제 죽어도 뒤가 잘 정리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묻는 말입니다. 중력의 법칙이 우주를 창조할 수 있다고요.

“밤하늘의 별들을 보면 아름답지만 실제로 그 별 가까이 가보면 엄청난 크기에 황량하고 거칠기 짝이 없고 무서운 속도로 자전과 공전을 합니다. 이런 별들이 모여 지구에 사는 우리 눈에는 아름답게 보이는 것입니다. 이는 곧 하나님께서 인간을 위해 온 우주를 창조하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실상과 지구에 사는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이 이렇게 다를 수 없습니다. TV나 컴퓨터를 사용할 때 너무나 편리합니다. 그러나 그 속을 뜯어보면 너무나 복잡한 부품과 치밀한 설계에 따라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에게 유익하고 편리하도록 만든 것입니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인간을 위해 온 우주 만물을 창조하셨다고 말합니다. 이것을 믿으면 우주의 비밀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을 보여 달라고 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성경은 모든 사람이 하나님을 알 수 있게 해 주셨다고 했습니다. 문제는 그것을 사람들이 무시한 것뿐입니다. 기계 하나도 우연히 존재할 수 없는 것입니다. 기계를 보면 제작자가 보이지 않아도 그 존재를 알 수 있습니다. 기계보다 더 정교한 우주가 저절로 존재하게 됐다고 상상할 수 없습니다. 생명체 역시 우주만큼이나 복잡한 구조입니다. 창조자와 설계자 없이 설명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보지 못해도 만물을 보면 하나님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누가 만들었느냐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도 있습니다.

“성경은 하나님을 ‘스스로 있는 자’라고 증언합니다. 신을 만든 종교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인간이 만든 존재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자신을 계시해 주심으로써 우리가 그를 알 뿐입니다. 하나님의 존재를 아는 길은 오직 믿음뿐입니다. 믿지 않으면 하나님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믿으면 하나님은 어디에도 보입니다.”

-기독교는 다른 종교와 달리 세상 학문과 충돌하는 것으로 비칠 때가 많습니다.

“우리는 바다를 압니다. 그러나 우리가 아는 바다를, 정작 바닷속에 사는 물고기는 이해할 수도, 설명할 수도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세상을 초월한 존재만이 세상을 가장 정확히 설명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학문은 성경의 계시 앞에 겸손한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목사님께 하나님은 어떤 분인지요. 인간은 태어나서 어디로 가는지, 하나님은 인간을 사랑한다면서 왜 고통을 겪고 죽게 하시나요. 천국과 지옥을 만드신 이유도 궁금합니다.

“하나님의 모든 것에 대해 오직 성경만이 정확히 증언하고 있습니다. 저는 성경에 근거해 하나님을 믿습니다. 그리고 성경을 통해 저 자신과 인생, 세계와 역사에 대한 모든 답을 얻습니다. 성경을 믿지 않으면 혼란에 빠집니다. 그래서 지금 성경을 믿지 않는 인류와 세상이 혼란을 겪고 있는 것입니다. 성경은 창조주 하나님과 속이고 파멸시키는 마귀의 존재를 말씀합니다. 모든 악과 부조리가 마귀에게서 나온 것입니다. 이 점을 믿지 않으면 부조리도 고통도 죽음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지옥은 마귀 때문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마귀에게 사로잡혀 사는 사람인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시고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입니다. 누구나 예수님을 믿으면 지옥에 가지 않고 천국에 갈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구원의 문이 활짝 열려 있습니다.”

-기도는 왜 중요한 건가요.

“하나님께서 우리의 필요를 다 아시고 우리를 사랑하시고 능력도 있으시면서 왜 기도를 해야 응답하시는지 궁금해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기도하고 응답받는 과정을 통해 비로소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 일이 하나님이 하신 일이라고 인정하지 않고 자연히 일어난 일이거나 운이 좋다고 여길 뿐입니다. 그러나 기도는 근본적으로 응답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과의 교제입니다. 응답만 구하는 기도는 영혼에 오히려 해가 됩니다. 기도가 힘든 일이 된 것은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은 다음부터입니다. 그때부터 우리는 하나님과 대화하며 교제할 수 없게 됐습니다. 그때부터 기도가 힘든 일이 됐습니다. 그런데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 은혜로 기도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십자가 속죄의 은혜로 하나님의 임재 안에서 하나님과 친밀한 교제가 회복된 것입니다.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고 친밀하게 대화하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게 된 것이 기도의 능력이고 축복입니다. 하나님과 친밀하게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응답은 그다음입니다.”

-왜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는 일이 생기는 것일까요.

“주님은 주의 말씀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하셨는데 교회와 성도들이 지키는 일을 빼 버렸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고 배우면서도 지키려 하지 않으니 사람들에게 큰 실망과 분노를 일으키는 것입니다. 만약 지난 2000년간 교회가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 하나만 정확히 지키며 살았다면 세계는 복음화되었을 것입니다. 또 그리스도인들이 말씀대로 살지 못하게 함으로 사람들이 복음을 믿지 못하게 하는 마귀의 역사도 있습니다. 그래서 전도는 말로 하기보다 삶으로 해야 하는 것입니다. 성경은 지금 시대를 겨울이라고 말합니다. 그것은 성경이 기록될 때부터입니다. 마지막 때입니다. 그런데 왜 시간은 계속 지나가고도 주님은 재림하지 않는 것입니까. 하나님께서 모든 이들에게 구원의 기회를 주시려 하기 때문이라고 성경은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반드시 마지막 때가 올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교회와 사람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인간의 지혜와 능력으로 우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그것은 교만입니다. 우리의 노력과 지혜로 조금 나아지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염병으로, 자연재해로, 전쟁으로 한순간에 인간의 모든 업적과 문명이 무너지는 것을 보아야 합니다. 겸손하게 하나님을 바라보며 그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우리가 할 일은 서로 사랑만 하며 사는 것입니다.”

윤중식 종교기획위원 yun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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