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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2공항 건설, 1년6개월 만에 재추진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의 사업 시행자인 국토부가 5일 환경부에 전략환경영향평가 본안 보완서를 제출했다. 뉴시스




국토교통부가 제주 제2공항 건설을 재추진한다. 환경부가 조류와 맹꽁이 서식지 보호 방안 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반려한 지 1년6개월 만이다. 제주도는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국토부의 일방적 절차 재개에 유감을 표명했다.

국토부는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을 보완해 환경부에 제출했다고 5일 밝혔다. 국토부는 제주공항이 2019년 활주로 용량을 초과해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기상악화로 항공편이 결항하거나 활주로를 이탈하는 사고 등이 빈번해 제2공항 건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토부가 환경부에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낸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국토부는 보완서에서 현지조사와 문헌조사 결과 맹꽁이가 공항 건설로 이주하더라도 제주도 전체 맹꽁이의 서식 환경에는 큰 영향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현재 서식지를 보전하면 조류 유인 등 부정적 효과가 있기 때문에 맹꽁이를 포획해 대체 서식지로 이주시키겠다고 밝혔다. 남방큰돌고래가 소음으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제주공항과 제2공항 예정지 앞바다에서 수중·수면 소음을 측정해 분석한 결과 영향이 크지 않다고 결론지었다.

제2공항 예정지 내 숨골(지하수 통로) 빈도는 도내 다른 지역과 큰 차이가 없고, 제2공항 건설 후 지하수위 강하량 역시 통상적인 지하수위 변동 폭 이내로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조류와 항공기 충돌 우려에 대해서는 공항으로부터 적정 거리 지역에 대체 서식지 등을 조성해 조류를 공항 경계 밖으로 유인한다는 대안을 냈다. 또 제2공항 예정지 전역을 대상으로 조류 이동성 정밀 재조사를 시행했고, 조류 비행고도 등 세부조사 내용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소음영향평가를 보완하라는 환경부 요구에는 바람의 방향을 고려하지 않은 항공기 이착륙 방향 등 다양한 가정을 설정해 소음 영향도를 제시했다.

앞서 국토부는 2015년 11월 제2공항 건설계획을 발표한 뒤 기본계획 수립 단계인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준비해 왔다. 2019년 6월 평가서 초안을 제출한 뒤 환경부의 검토 의견을 반영해 그해 9월 본안을 제출했지만 환경부가 수차례 보완 요청을 하면서 결정이 미뤄졌다. 이후 환경부가 2021년 7월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반려를 결정하면서 제2공항 추진 자체가 불투명해졌지만 이번에 재추진 결정을 내렸다.

제주도와 시민단체는 국토부의 제2공항 건설 절차 재개가 사전 협의 없이 진행됐다고 반발했다. 제주도는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연구용역 결과 보고서를 공개하라고 국토부에 요구했다.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도 성명을 내고 “국토부가 가장 중요한 이해 당사자인 제주도와 제주도민을 패싱한 불통의 전형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향후 환경부의 통보 결과에 따라 후속 조치하고 제주도와 협의 진행 상황을 공유하겠다”며 “환경부와 협의를 마치면 제2공항 기본계획안을 전면 공개하고, 제주도의 의견을 공식적으로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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