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을 믿으면 하나님의 자녀가 됩니다.” “누구와 걷고 있습니까? 예수님과 동행하면 영혼은 구원받고 삶은 행복해집니다.” “예수님은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을 오라! 부르십니다.”
강추위가 엄습한 지난 2일 오후 2시쯤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 등장한 목회자들은 각각 이런 문구들이 담긴 피켓을 들고 길거리 전도에 나섰다. 1시간 남짓 진행된 노방전도에서 이들은 준비한 핫팩 약 600개를 시민들에게 나눠주며 예수님의 사랑을 전했다.
특이한 것은 이들 목회자의 ‘정체’였다. 목회자들은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각 연회를 대표하는 감독들이었다. 행사엔 국내 연회 감독 11명 가운데 9명이 참석했다. 감독들이 벌인 행사였지만 이철 감독회장을 비롯해 기감 본부 임원도 상당수 동참했다.
이용원 서울연회 감독은 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주님이 가장 기뻐할 일이 무엇일까 생각하니 역시 전도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날씨가 너무 추웠지만 행사가 끝나고 나니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들 반응 역시 호의적이었다. 감리교단 지도자들이 이렇게 한꺼번에 길거리 전도에 나선 것은 처음이었을 것”이라며 “신선하게 받아들이는 교인도 많았던 것 같다”고 했다.
감독들이 노방전도에 나선 것은 갈수록 위축되는 감리교의 교세 탓이었다. 최근 공개된 감리교 교세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기감 소속 교인은 120만3824명에 불과했다. 10년 전인 2012년에 비해 교인이 24%(38만1679명)나 감소했다. 코로나19가 퍼진 2020년 이후 감소한 교인 수도 1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감독들의 노방전도를 제안한 것은 김찬호 중부연회 감독이었다. 김 감독은 팬데믹 기간 내내 매주 1회 노방전도를 벌였고, 지난해 10월 감독에 취임한 뒤에도 틈틈이 거리로 나서고 있다.
김 감독에 따르면 감독들은 매달 1일을 ‘감독 전도의 날’로 정해 감독들이 직접 노방전도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같은 아이디어를 내놓은 주인공은 이 감독회장이었다고 한다. 만약 계획이 현실화된다면 매달 1일 광화문 한복판에선 노방전도에 나선 감리교 지도자들을 만나게 되는 셈이다.
김 감독은 “감독들과 뜻을 모아 ‘감리교 200만 구령 운동’을 전개하고 싶다”면서 “감리교뿐 아니라 다른 교단에서도 ‘현장 전도’에 적극 뛰어든다면 한국교회의 부흥운동이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