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유해 자외선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하는 오존층이 서서히 회복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 과학자들은 극지방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2040년까지 오존층이 완전히 복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존층 보호를 위해 유해 물질 사용을 줄이기로 한 국제적 노력이 실제 효과를 내는 것이다.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 등은 9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의 ‘2022 오존층 감소에 대한 과학적 평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오존층은 태양에서 나오는 자외선을 흡수해 산소로 바꿔준다. 성층권(지상 10~50㎞)에 존재하며 20~25㎞에서 농도가 가장 짙다. 오존 고갈로 오존층에 구멍이 뚫리면 태양 자외선이 그대로 지구에 도달해 인간에게 피부암이나 백내장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오존층이 얇아지기 시작한 건 1970년대부터다. 파괴의 주범은 냉장고와 에어컨의 냉매제와 각종 스프레이의 충전 가스 등에 포함된 프레온가스(CFC-11)였다. 1985년 오존층 구멍이 발견되고 2년 뒤인 1987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몬트리올의정서가 체결됐다. 46개국이 참여해 오존층을 파괴하는 유해 화학물질 약 100종의 생산과 사용을 단계적으로 금지하기로 약속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CFC-11의 전 세계 배출량은 2018년 이후 다시 감소 추세로 나타났다. 이번 보고서 작성을 이끈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고다드우주비행센터 수석 지구과학자 폴 뉴먼은 “국제 사회의 압력으로 중국 배출량이 감소했다”며 “중국 정부 등이 취한 조치가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과거 중국 북동부의 단열재 생산 공장에서 CFC-11이 배출돼 대기 중 농도가 급증한 것을 발견했었다.
대기 중 염소 비중은 1993년 정점 대비 지난해 11.5%로 줄었고, 브롬 비중도 1999년 고점 대비 14.5%로 감소했다. 염소와 브롬 또한 CFC-11과 함께 성층권에서 오존을 파괴하는 화학물질 중 하나다.
몬트리올의정서에 따른 현재 정책이 유지되면 오존층은 1985년 오존 구멍이 나타나기 전으로 복원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오는 2040년까지 극지방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오존층이 완전히 복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극의 경우 2045년, 남극은 2066년까지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엔은 이번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몬트리올의정서 체결 35년 만에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도 CNN에 “기후변화 대응의 좋은 선례”라고 평가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