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이 많지만 털어놓기 힘든 청소년들에게 격려와 힘이 될 묵상 한 모금”(신현정 죠이북스 편집장) “청소년들의 매일 경건 생활을 도울 뿐 아니라 삶의 방향을 잡고 비전을 품도록 돕는 책”(박현철 청어람ARMC 팀장) “10대들을 위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어른들의 언어가 아닌 청소년의 시선에 맞춰 조언과 이야기를 건넨다.”(정재경 IVP 간사)
국민일보 올해의 책으로 ‘청소년, 기도 많이 걱정 조금’(사자와어린양)을 추천한 이들의 한 줄 평이다. 코로나 이후 다음세대를 위한 기독 출판이 더 위축된 상황에서 이 책은 어린이 청소년 부문 책으로는 드물게 국민일보 올해 최고의 책과 견줄 만한 추천을 받았다. 이를 저술한 정석원(41) 예수향남교회 협동목사를 지난 5일 경기도 화성 교회에서 만났다. 총신대 신학대학원에서 신학, 고려대 일반대학원에서 철학을 공부한 정 목사는 예수향남기독학교 교목을 거쳐 청소년 전문 사역자로 일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 교육개발원 집필위원으로 활동하며 전국의 청소년 사역자들을 만나러 강의를 다닌다.
“저 자신 청소년기에 힘든 일이 많았습니다. 조용할 날 없는 집안 분위기에 열등감과 비교의식, 무기력과 불안감 등 ‘걸림돌’이 여기저기 있었죠. 그때 이를 버티게 해 준 습관이 일기 쓰기입니다. 학교 매점에서 산 작은 노트에 무작정 글을 썼습니다. 신세 한탄과 울분을 토해내기도 했지만, 기도문을 쓰고 성경 구절을 옮겨 적고, 책이나 영화에서 본 명언이나 대사를 적기도 했죠. 이런 시간이 제게 매 순간을 버티게 한 ‘디딤돌’이 됩니다.”
정 목사는 청소년들에게 걸림돌을 디딤돌로 만들 수 있다고 속삭인다. 나들목교회와 예수향남교회 등 15년 넘게 다음세대와 동고동락한 정 목사는 ‘염려가 커졌을 때’ ‘스마트폰이나 게임 중독일 때’ ‘누군가에게 뒷담 까였을 때’ ‘시험을 앞두고 있을 때’ 등 80가지 상황에서 도움이 될 만한 성경 구절과 명언, 기도문과 더불어 친근한 해설을 덧붙인다. 80개 이야기를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하루 한 편씩 읽으면 3월부터 6월까지 딱 한 학기를 말씀과 함께 지낼 수 있다.
‘유혹에 넘어졌을 때’엔 잠언 24장 16절 “의인은 일곱 번 넘어질지라도 다시 일어나려니와 악인은 재앙으로 말미암아 엎드러지느니라”를 들려준다. 이어 CS 루이스의 말, “그리스도인이란 잘못을 절대 저지르지 않는 사람이라는 뜻이 아니다. 넘어질 때마다 회개하고 다시 일어나 몇 번이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다”를 소개한다. 그러면서 정 목사는 “그리스도인의 진정한 가치는 넘어진 곳에서 예수님의 십자가를 붙들고 다시 일어서는 것”이라며 “우리의 연약함을 부끄러워하지 않으시고, 새롭게 시작하게 하시는 십자가 사랑을 바라보자”고 말한다.
책에는 죠지 뮬러(1805~98), EM 바운즈(1835~1913), 오스왈드 챔버스(1874~1917), 프란시스 쉐퍼(1912~84) 등 신앙의 지성들이 남긴 격언뿐 아니라 “우린 빛나고 있네, 각자의 방 각자의 별에서…” 같은 BTS의 ‘소우주’ 가사와 “사랑은 처음부터 풍덩 빠지는 건 줄 알았더니, 서서히 물드는 거였다” 같은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 대사까지 인용하고 있다. 정 목사는 “국민일보 지면 기사들을 일기장에 메모했다가 참고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정 목사는 앞서 홍성사를 통해 ‘청소년 교사를 부탁해’와 ‘청소년 사역 핵심파일’을 펴내기도 했다. 그는 “기독교 세계관, 교리, 성경 등을 아이들이 거부감 없이 배울 수 있도록 돕는 책을 집필 중”이라고 말했다.
화성=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