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세계 최초의 분권형 디지털자산거래소 설립을 추진한다.
부산시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분권형 디지털자산거래소 운영을 올해부터 본격 시작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2월 법인 설립 준비, 시스템 테스트에 착수하고 하반기부터 거래소 영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관련 작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로 했다.
영화·게임 등 지식재산권이나 부동산, 선박, 귀금속 등 가치상승이 예상되지만, 가격이 높아 일반인들이 쉽게 투자하기 어려운 상품을 블록체인 기술로 토큰화해 조각 투자가 가능한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고가의 상품을 잘게 쪼개 여러 명이 투자하고, 투자한 만큼 지분을 취득할 수 있다.
거래소는 부산이 부산국제영화제, 지스타 등 풍부한 문화 콘텐츠를 보유한 강점을 살려 영화·게임 분야 지식재산권을 토큰화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할 방침이다. 이어 금과 귀금속, 농축산물, 선박, 부동산 등 실물 자산까지도 거래영역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가상화폐와 자본시장법상 증권에 해당하는 디지털자산인 ‘증권형 토큰’(STO) 거래 시장도 검토했으나 이번에는 빠졌다. 우선 현물 중심의 거래소를 설립한 뒤 추후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모든 디지털 자산이 거래되는 분권형 공정거래소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거래 지원 시스템은 그동안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 참여 의사를 밝혀온 금융기관, 가상자산거래소 등의 역량을 모아 구축한다. 또 거래소 시스템은 기존의 증권거래 시스템과 같이 예탁결제, 상장평가, 시장감시 등 기능이 별도 기관에 분리된 분권형 공정거래소 시스템으로 설계한다.
시는 금융당국 협의를 거쳐 규제 해제 및 국회에 제출된 디지털자산법 보완 입법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시는 싱가포르, 아부다비와 경쟁할 수 있는 규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규제자유특구 내에 적용되는 가상자산 및 증권형 토큰 거래 가이드라인을 제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영화와 게임 등 지식재산권은 현행 제도하에서도 설립만 하면 거래소 운영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