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검색사이트이자 빅테크 기업인 구글이 미국 정부에 의해 반(反)독점 소송을 당했다.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불법 남용해 공정한 경쟁을 해치고 시장 전체를 통제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메릭 갈런드 미 법무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법무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법무부와 뉴욕·캘리포니아 등 8개 주가 이 같은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법무부는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을 통해 “구글이 자사의 디지털 광고기술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경쟁업체를 상대로 반경쟁적이고 배타적이며 불법적인 수단을 총동원했다”면서 “편법까지 동원해 경쟁사를 합병하고 광고주들에게 자사의 디지털 광고기술 제품을 사용토록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체 시장이 오직 구글에 의해서만 운용되도록 통제하려는 구글의 이 같은 행위를 방치한다면 향후 디지털 광고 시장은 아예 무경쟁 상태가 될 것”이라며 “온라인 광고 판매소인 ‘애드익스체인지(AdX)’ 등 구글의 광고관리 플랫폼을 퇴출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갈런드 장관은 “이번 소송의 목적은 이기자는 게 아니라 편법·불법까지 저지르며 시장을 독점하려는 주체를 명확하게 가려내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NYT는 “이번 소송은 2020년 이후 연방정부에 의해 제기된 다섯 번째 구글 대상 반독점 소송”이라며 “지난해 법무부와 36개 주정부가 공동으로 제기한 온라인 검색광고시장 독점행위에 대한 소송도 준비절차가 끝나 조만간 정식 재판이 열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소송을 통해 구글뿐 아니라 애플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 전체를 향해 ‘불공정 행위를 계속할 경우 더 높은 수위의 법적인 압력을 가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소송은 구글의 2008년 광고서비스 업체 ‘더블클릭’ 인수 등 ‘반경쟁적 인수’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요구를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CNN도 이번 소송에 대해 “구글 매출의 전부나 다름없는 광고 사업에 대한 전면 공격”이라고 평했다. 구글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구글 광고 매출은 2021년 기준 2090억 달러(약 257조9000억원)로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다.
구글은 성명을 통해 “(자사의 디지털 광고 사업이) 혁신을 늦추고 광고 비용을 올린다는 잘못된 주장을 밀어붙이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