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변해도 우리의 복음은 변하지 않는다. 이 복음을 지키고 전하기 위해 우리는 다양한 형태의 신앙생활을 모색한다. 실제 사례들을 ‘슬기로운 믿음 생활’이란 코너를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더 많은 내용은 국민일보 기독교섹션 홈페이지 더미션(themission.co.kr)에서 볼 수 있다.
‘고3이면 주일성수 못할 수도 있지’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여 본 신앙인이 적지 않을 것 같다.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꺼야 하지 않겠냐는 소리도 들린다. 또 어떤 이는 학생이 공부하는 게 예배라고 말한다.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신앙을 기반해 입시 캠프를 6회째 개최한 신지혁(38) 올라스쿨 대표가 그랬다.
단도직입적으로 공부가 어떻게 예배가 되는가 물었다. 신 대표는 학생 본분은 학업이라는 뻔한 설명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부모가 심부름을 시키면 아이가 잘 해내려 하는 것처럼 기독교인인 우리는 하나님의 심부름을 잘 감당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했다. 학생에게 맡겨진 일인 공부를 성실히 해내는 것이 곧 예배가 된다는 논리다. 학업 그 자체를 제대로 감당하려는 태도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구체적인 꿈이나 비전을 가지고 하나님이 자신을 무엇에 쓰실지 고민하는 것은 그다음 단계라고 부연한다. 신 대표는 “작은 일인 학업을 먼저 잘 감당해야 큰일에 해당하는 하나님의 비전을 맡겨주신다”고 했다.
기독교 기반 교육단체인 올라스쿨은 2012년 시작했다. 신 대표와 대학원생인 최동환 부대표가 동역한다. 법인 등록을 준비 중이고, 상근 직원을 채용해야 하는 등 갈 길이 멀다. 그러나 대학·대학원생의 봉사와 섬김으로 일궈낸 프로그램은 알차다.
학기 중에는 영어 성경 읽기를 학생들과 함께한다. 신청자를 받아 한 달에 두 번꼴로 온라인에서 만난다. 영어 공부와 더불어 대학생 선배와의 만남을 통해 신앙 고민도 풀어간다. 방학이 시작되면 올라아카데미캠프를 개최한다. 입시를 직접 겪은 선배가 수학과 영어 공부법, 정시·수시를 위한 생활기록부 작성 등 입시전략을 알려준다. 학업 중에 만난 하나님도 소개한다. 올해도 3박4일 일정으로 지난 19일 캠프를 마쳤는데 고등학생 20여명이 참여했다. 크리스천 청년리더가 참여하는 청년학교도 있다. 기독교인이 생명윤리나 동성애, 페미니즘 등 다양한 주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에 대해 배운다. 신 대표는 “이런 과정을 거치면 학창 시절 친구에게 휩쓸려 성경적이지 않은 것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이지 않게 된다”며 “대입 논술 준비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학생이 교회에 가지 않는 이유가 비단 공부 시간 때문만은 아니다. 젊은 가나안 성도를 걱정하는 말에 신 대표는 신뢰 관계를 역설했다. 그는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의 모임”이라며 “신뢰하는 관계가 되고 한 사람의 마음이 열리는 것이 중요하다. 한 영혼에 말씀이 심겨진 뒤 교회에 나오길 권면해도 늦지 않다”고 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