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동대학교 아웃리치팀 학생들과 함께 태국 나콘라차시마시의 한 백화점에서 문화공연을 선보이며 복음을 전하던 김군오(53) 교수에게 현지 중학생 쌍둥이 자매가 수줍은 표정으로 다가왔다. 이들 자매는 1년 전에도 한동대 언니 오빠들의 공연을 봤는데 또다시 이곳을 찾았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운 마음에 달려왔다고 했다.
지난 27일 경북 포항시 한동대 캠퍼스에서 만난 김 교수는 에피소드를 전하며 “이들 자매는 1년 전 공연했던 한동대 동아리 MIC 학생들과 심태선 태국 파타야선교교회 목사님에게 예수님을 소개받고, 예수를 구주로 영접했다고 하더라”며 “잘 준비된 공연을 통해서도 충분히 복음이 전달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20년간 재능기부로 국내외 전도
한동대 학생 동아리연합봉사단 한동대엠엔티(MnT)가 시작된 계기다. 사명과 재능(Mission and Talent)을 뜻하는 한동대엠엔티는 공연과 예배를 통해 복음을 전하는 문화사역공동체를 표방한다. 2003년부터 지금까지 20년 동안 국내외 곳곳에서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펼치며 복음을 전해왔다. 2010년부터는 태국 선교에 집중해 현지 학교와 전통시장 방문뿐 아니라 시장실, 군부대 등과도 연합해 민간 문화외교 활동도 펼쳤다. 보통 8~9개의 학내 동아리가 연합하며, 100여명의 학생은 1년 넘게 춤과 노래, 악기 연주 등 각각의 재능을 갈고닦은 뒤 공연과 봉사, 전도사역에 나선다.
김 교수는 “대중에게 공연을 통해 기독교 문화를 전파하고, 현지에 복음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는 ‘배워서 남 주자’란 한동대의 교육철학과도 맞닿아 있어 학교 측에서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스펙’보다는 예수 사랑으로
한동대엠엔티의 사역은 재능기부로 복음을 전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청년세대에게 성경적인 신앙관과 가치관을 정립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날 김 교수와 함께 자리한 김동민(25) 학생이 그랬다. 한동대엠엔티팀은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지난달 7일까지 치앙마이, 옴꼬이, 후아힌, 파타야, 콘캔 지역을 방문했다. 이번 방문에서 공연디렉팅팀장을 맡았던 김씨는 “스펙(경력) 쌓기에 여념이 없는 대학 생활 속에서 이번 봉사활동은 하나님 사랑을 생각해보며 그 사랑을 전하는 일의 중요성을 배운, 하나님을 찾아가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의미 있었던 순간으로 천지창조부터 인간의 타락, 예수님의 구속이란 성경의 대서사를 7분여의 공연으로 풀어냈던 일을 꼽았다. 또 현지 보육원 아이들 그리고 또래 현지 대학생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던 기억도 소환했다. 김씨는 “춤과 음악으로 복음 메시지를 직접적이고 친근하게 전하려 했던 공연이라 의미가 있었다”며 “또래 친구들과는 서로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었고, 보육원 아이들에게는 춤과 악기를 가르쳐주며 사랑을 조금이나마 전해줄 수 있어서 은혜가 됐다”고 말했다.
1년여 준비 100% 자비량 봉사
김 교수에 따르면 엠엔티 참여자 모두 100% 자비량으로 봉사에 나선다. 학생들은 1년여 동안 학업과 경비 마련을 병행하면서도 수시로 함께 모여 예배드리고 소모임으로 성경 말씀을 묵상한다. 김 교수는 “학생들은 이런 훈련과정을 거치며 세상의 가치보다 더 중요한 성경적 가치는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된다”며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모든 지식의 근본’이라는 말씀처럼 청년의 때 이런 경험을 통해 학문과 기술 그 이상의 것을 배운다면 사회에서도 빛과 소금의 역할을 충분히 감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항=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