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이 강조한 “마음으로 믿고 입으로 시인한다”라는 말은 단순히 입으로 신앙을 고백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 그리고 이 생각이 입 밖으로 표출되는 행위를 뜻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이를 통해 깨달은 말씀의 뜻이 마음에 뜨거운 감동을 일으키고, 그리고 그 감동한 말씀대로 살아가는 삶, 바로 그것이 구원받은 삶이라는 겁니다.
이는 사도 바울뿐만 아니라 복음서 저자들이 동일하게 강조하는 내용입니다. 마태복음을 보면 예수님은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마 7:21)라고 말씀하십니다. 입으로만 ‘주여’ ‘주여’하는 게 아니라, 그 입으로 고백 되는 ‘주’(Lord)가 삶 속에서 증거되는 삶, 바로 그런 삶을 사는 게 맞는다는 뜻입니다.
오늘날 거리에 나가 복음을 선포하면 세상 사람들에게서 듣게 되는 반응 대부분은 “당신이나 잘하세요” 혹은 “교회나 잘하세요”입니다. 이런 말을 듣는 것도 참으로 안타깝고 힘들지만 그보다 더한 아픔은 그들의 말이 전혀 틀리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교회가 교회답지 못하고, 목사가 목사답지 못하고, 성도가 세상과 구별돼 살지 못하는 현실을 부정하려야 부정할 수 없는 아픔과 애통이 21세기 교회 앞에 놓인 최대 과제 중의 하나요 도전인 것입니다.
2000년 전 베들레헴 들판에서 천사들의 입을 통해 선포된 복음은 성경적 지식에 갇힌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었습니다. 실제 삶 속에서 생명을 창출해내는 살아있는 말씀이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다시 오시는 그날까지 끊임없이 복음을 선포할 책무가 교회에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복음의 능력을 올바로 증거하며 제대로 이뤄나갈 수 있을까요? 오늘날 교회가 당면한 문제 중 하나는 ‘Sunday Christianity’(일요일의 기독교) 현상일 겁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세상의 방식대로 살다가 주일만 성도라는 배지를 달고 교회 나오는 모습. 바로 이런 이원화된 삶을 사는 이를 교회 안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복음서를 보면 예수님은 ‘포도나무와 가지’ 비유를 설명하시면서, 성도들은 어느 때나 장소를 불문하고 항상 포도나무에 붙어있어야 함을 말씀하셨습니다(요 15:1~6). 포도나무의 가지인 성도들이 포도나무인 예수님께 붙어있지 않으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결국에는 말라버려 불에 던져지게 됨을 경고하셨습니다.
기독교인 중에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포도나무이신 예수님께 붙어있을까요?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사는 성도는 과연 얼마나 될까요? 오늘날 기독교인들을 향해 사도 바울은 다음과 같이 권면합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갈 2:20).
여러분은 “당신은 진짜 크리스천이다”라는 소리를 몇 번이나 들어보셨는지요. 훗날 이 세상을 떠나는 날 후손들에게 “나처럼 살아라”고 당당하게 유언을 남길 수 있을 만큼 세상과 구별된 성도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요. 아마도 이 질문들이 우리의 삶의 방향과 목적을 바로잡아 줄 것입니다. 신앙 여정의 푯대를 바로 세워줄 것입니다. 복음의 능력을 온 세상에 증거하는 우리가 되길 축원합니다.
황재명 목사(생명의길교회)
◇국제독립교회연합회 소속인 생명의길교회는 ‘주님이 세우시는 주님의 교회’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예배공동체, 성령공동체, 전도공동체를 지향하는 교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