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박완서는 한때 미군 마트(PX)에서 박수근 화백과 함께 일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녀는 박수근 화백의 ‘나목(裸木)’이라는 작품에서 깊은 감동을 받고 1976년 같은 제목의 소설을 씁니다. 소설의 일부입니다.
“김장철 소스리 바람에 떠는 나목, 이제 막 낙엽을 끝낸 김장철 나목이기에 봄은 아직 멀건만 그의 수심엔 봄에의 향기가 애닳도록 절실하다. 여인들의 눈앞엔 겨울이 있고 나목에겐 아직 멀지만 봄에의 믿음이 있다. …나목을 저리도 의연하게 함이 바로 봄에의 믿음이리라.”
나목은 의연하게 추운 겨울을 견디며 언젠가 찾아올 봄을 기다립니다. 나목은 완전히 헐벗은 나무이지만 소망을 버릴 수 없는 이유는 그 안에 생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겉은 황량하고 마치 죽은 것처럼 보이나 생명이 있기에 내일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꽃피는 봄이 오면 나무는 다시 살아날 겁니다.
겨울이 아무리 추워도 봄은 반드시 찾아옵니다. 고난의 시간이 아무리 길어도 결국 지나갈 것입니다. 꽃피는 봄을 기대하십시오. 오늘의 힘든 시간을 잘 견뎌내시고 승리의 순간을 향해 한발 더 나아가시길 축복합니다.
안광복 목사(청주 상당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