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아 너를 창조하신 여호와께서 지금 말씀하시느니라 이스라엘아 너를 지으신 이가 말씀하시느니라 너는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사 43:1)
대학 졸업 후 병원에 취직했는데 뭔지도 모르고 신우회 ‘갈릴리회’에 가입했다. 수간호사 선생님께서 권하시니 수련회와 헌신예배에 참석했고 그러던 어느 날 이사야 43장을 보게 됐다.
1절의 “야곱아 너를 창조하신 여호와께서 지금 말씀하시느니라 이스라엘아 너를 지으신 이가 말씀하시느니라 너는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는 말씀에서 소리 내어 울고 말았다. 감사와 감격의 회한으로 말이다. 나를 지명해 부르시고 내 것이라 말씀하시는 하나님이 선명하게 다가왔다.
그러나 22절에서 “그러나 야곱아 너는 나를 부르지 아니하였고 이스라엘아 너는 나를 괴롭게 여겼으며” 라고 말씀하실 때쯤 눈물이 거두어지며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마지막 절인 28절에서는 감정을 추스르고 진정시키면서 나를 돌아다 봤다. 28절은 “야곱이 진멸 당하도록 내어 주며 이스라엘이 비방 거리가 되게 하리라”는 무서운 경고의 말씀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어진 찬송 ‘부름 받아 나선 이 몸’을 부르던 중 나는 또 한 번 펑펑 울고 말았다.
그야말로 인생의 우선순위로 두고 살아왔던 것들,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것들을 향해 열심히 살았다. 하지만 하나님과의 관계는 그렇게 돈독하지 않았다. 하나님은 관념 속에나 존재하는 분이지 나와 가까운 분은 아니셨기 때문이다. 이후 간호사 생활을 하는 동안 주위에 좋은 믿음의 선배들에 이끌리어 신앙생활을 하게 됐다. 신우회에서 운영하는 교회학교에서 소아과 암 환아들과 매주 토요일 예배를 드리고 여름성경학교 교사 등으로 열심을 다했다.
당시 너무 바쁜 중 세례를 받았을 때 정말 감격스러웠다. 그렇게 나의 신앙은 간호사라는 직업과 함께 성장하고 말씀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기도생활과 말씀대로 살려는 노력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지금은 34년 간호사 생활을 마치고 대학에서 후학들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그리고 목회자 사모로서 인생 후반을 살아가고 있다. 돌아보니 우리가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내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그 부르심에 합당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약력=△한양대 간호대 졸업, 동대학원 석·박사 △한양대병원 간호부장 역임 △송곡대 간호학과 조교수(현) △모범봉사상(한양학원), 모범간호사상(서울특별시간호사회), 자랑스러운 한양인상(한양대학교)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