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이스라엘 성지순례 중입니다. 얼마 전엔 ‘죽음의 바다’로 불리는 소금의 바다, 사해를 체험했습니다. 제법 몸집이 큰 저도 가볍게 뜨더군요. 헬몬산의 눈 녹은 물이 요단강을 이루고, 그 강물을 사해가 받아들입니다. 사해에 들어온 물은 더 이상 다른 곳으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뜨거운 태양열이 주변의 소금 돌을 녹여 소금의 바다가 돼버렸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몸이 저절로 물 위에 뜨는 ‘부영(浮泳)’ 체험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됐습니다.
최근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스라엘 정부가 갈릴리 호수에 댐을 설치한 후 요단강 물의 사해 유입량이 줄면서 매년 수위가 1m씩 낮아지고 있다는 겁니다. 이것은 마치 받기만 하고 흘려보내 나누지 않는 삶의 결말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줬습니다.
사해를 지나 거대한 갈릴리 호수를 만났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아름다운 천국의 비전을 펼치셨던 곳, 그 푸르고 아름다운 광경을 보면서 저절로 사해의 줄어드는 물이 떠올랐습니다. 인생도 그렇겠지요. 나누고 흘려보내는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이것이 성지순례에서 제가 받은 하늘의 선물입니다.
김종구 목사(세신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