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재산을 다음세대 교육을 위해 한동대학교(총장 최도성)에 기부(본보 2022년 3월17일자 29면)하고 지난해 별세한 고 장응복 온누리교회 장로가 16일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다.
한동대에 따르면 생전의 장 장로는 평생 모은 전 재산 113억원을 인재 양성에 써달라며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 동안 한동대에 기부했다. 장 장로는 평소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해야 한다”며 기부 사실을 세상에 알리지 않았다. ‘돈 벌어서 남 주자’는 인생 철학 아래 자신을 위해서는 무섭게 절약하며 돈을 모았던 장 장로는 ‘공부해서 남 주자’는 한동대의 교육철학에 공감해 기부를 결심했다고 전해진다. 그의 기부로 한동대 학생 250여명이 장학금 혜택을 받았다.
장 장로의 기부 소식은 지난해 3월 6일 99세를 일기로 별세한 뒤 언론을 통해 알려졌고, 장 장로의 공로를 인정해 달라는 익명의 제보자 요청에 따라 이번 수훈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자유홀에서 열린 제12회 국민추천포상 수여식에는 장 장로의 차남 성일씨가 대신 참석했다.
1923년 황해도에서 태어난 장 장로는 평양의학전문학교에서 의학을 공부했다. 1950년 한국전쟁 때 월남한 후 1963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개인 병원 ‘장의원’을 열었다. 91년 은퇴할 때까지 30년간 의사로서 지역주민의 건강을 챙겨왔다. 한밤중에도 병원 문을 두드리는 환자를 기꺼이 진료했으며 때로 형편이 넉넉지 않은 이들에게는 치료비를 받지 않았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또 생전 자신 소유의 자가용 한 대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 장 장로를 비롯해 아내 김영선(94) 권사와 세 아들 모두 검소한 삶을 이어왔다. 장 장로의 세 자녀 또한 아버지의 기부 의사에 흔쾌히 따랐다고 한다.
한국 기독교 초기 ‘전도부인’이었던 할머니를 시작으로 증손주까지 6대에 걸친 신앙 가문을 둔 장 장로는 자손들에게 “누가 뭐라 해도 예수를 잘 믿어야 한다”는 유언을 남겼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