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처음으로 방문했던 필리핀은 기대가 컸습니다. 지인들이 이곳에서 선교하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필리핀공항에 내리면서 문득 든 생각은 한국의 대구 여름 날씨는 마치 봄의 소식을 알리는 꽃봉오리와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진정한 여름이 무엇인지를 적도에서 비추는 땡볕이 제게 알려주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저를 더 강렬하게 이끄는 일이 있었는데, 호세리잘의 ‘마지막 인사’라는 시였습니다.
스페인의 지배를 받던 조국을 위해, 독립운동을 한 젊은이가 죽기 전 쓴 시였습니다. 시는 제 마음을 훔쳐갔습니다. 제 눈에, 제 가슴에서 솟아오르는 눈물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가끔 이 시를 볼 때면 제 마음을 빼앗아 갔습니다. 이 시가 감동을 주는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매일 제 심장에 피어나는 시인이 계십니다. 바로 예수님입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요 3:16)
하나님의 사랑의 시는 오늘도 저의 마음을 빼앗습니다.
지성호 목사(서울이태원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