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예배에 ‘토크 설교’ 만나교회의 특별한 실험

조민제(오른쪽) 국민일보 회장이 26일 경기도 성남의 만나교회 시온성전에서 김병삼 만나교회 목사와 함께 토크 설교를 하고 있다. 만나교회 제공




주일이었던 26일 경기도 성남의 만나교회(김병삼 목사)에서는 특별한 설교가 선보였다. 조민제 국민일보 회장과 김병삼 목사가 한자리에 앉아 신앙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진행하는 일명 ‘토크 설교’였다.

만나교회는 다양하고 참신한 시도로 유명하다. 흡연자도 자유롭게 교회에 드나들 수 있어야 한다며 흡연실을 두는가 하면 토요예배와 활발한 미디어 교회로 유명하다. 전통교회와 현대교회의 특성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400개 가까운 교회 속 교회(셀) 활동도 활발하다. 독특한 형식의 예배 시도 또한 빼놓을 수 없는데, 이번 주일예배 시간에 진행된 토크 설교도 그 가운데 하나다.

고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의 차남이기도 한 조 회장은 이날 목사 아들로 살아온 지난날의 고충을 털어놨다. 조 회장의 청중 간증은 이번이 처음이다. ‘순종의 자리로’(딤후 4:17)를 주제로 김 목사와 문답식으로 진행된 토크 설교에서 조 회장은 “다르다는 것은 대부분 혐오의 대상이 되는 일이 많았다”며 “‘목사 아들이 왜 저래?’ ‘내가 저 사람 때문에 교회를 안 믿어’ 같은 목사 자제들이 제일 듣기 싫어하는 말들을 듣고 자랐다”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어린 시절 목사의 아들임을 최대한 숨기고 살았다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그는 신앙만큼은 버리지 않았고 자발적으로 신학교에 들어갔다. 그 바탕에는 ‘순종’이 있었다. 조 회장은 “제가 좋든 싫든 하나님께서 쓰시고자 할 때 준비 안 된 사람은 되지 말자는 생각을 굳게 갖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목사 아들로 태어나 성도들의 헌금을 기반으로 자랐는데 최소한 기독교가 어떤 종교인지에 대해 교육을 받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2002년 국민일보를 맡은 이후의 과정도 소개됐다. 당시 국민일보는 경영상 여러모로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었지만 현재 흑자경영은 물론 네이버 구독자수가 500만명에 육박하는 회사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이 과정 속에 하나님의 역사가 있음을 강조했다. 조 회장은 “‘너희가 악한자라도 좋은 것으로 자식에게 줄줄 알거든 하물며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가 구하는 자에게 좋은 것으로 주시지 않겠느냐’(마 7:11)라는 구절이 있다”면서 “하나님은 이런 분이다. 우리가 이 땅에 태어나서 고생하길 원치 않으시고 좋은 것으로 채워주시길 원하신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성화’, 즉 죄악된 옛 본성을 버리고 거룩하게 되는 과정을 통해 한 성도가 사역자가 될 수 있고, 본인도 현재 그 과정을 체험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성화가 이뤄지면 만나는 사람, 가는 장소, 사물을 보는 가치가 달라진다”며 “또 야망이 사라지고 순종이 뒤따르며 저녁 시간보다 아침 시간이 기다려지고 소중해진다”고 전했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