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 구분하지 않는 하이브리드처치 본격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들이 날마다 성전에 있든지 집에 있든지 예수는 그리스도라고 가르치기와 전도하기를 그치지 아니하니라”(행 5:42)

초대교회의 시작을 알리는 사도행전의 이 말씀에 근거해 코로나19 시절 한국교회의 플랫폼 변화를 설명할 수 있다. ‘성전에 있든지’는 예배를 의미한다. 코로나 확산 당시 예배당 폐쇄로 인해 온라인 예배가 등장했다. ‘집에 있든지’는 소그룹 사역을 말하며 화상 플랫폼 줌으로 대체 가능해졌다. ‘가르치기’는 제자화로 온라인 러닝 플랫폼의 확산을 불러왔다. ‘전도하기’는 소셜 미디어와 광고로 가능해졌다.

코로나19를 거치며 한국교회는 온라인 사역을 전방위로 확장했다. 국민일보가 유튜브 분석 사이트 소셜러스를 통해 ‘교회’ 이름이 들어간 채널 가운데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지정한 곳들을 제외하고 분석해보니 분당우리교회(이찬수 목사) 선한목자교회(김다위 목사) 한성교회(도원욱 목사) 제자광성교회(박한수 목사) 베이직교회(조정민 목사)가 톱 파이브로 파악됐다( 참조). 이들 가운데 상위 4곳은 2021년 7월에 구독자 수 10만명을 돌파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당시는 코로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절로 셋 이상은 얼굴을 마주하지 못하던 때였다. 베이직교회도 2021년 7월까지 5만 구독자를 기록하다가 그해 12월 10만명을 달성한다. 비대면이 가져온 유튜브 확장 효과다.

한국교회는 이 무렵 건물 중심의 사역에서 벗어나 예배 스트리밍을 위해 교회 홈페이지나 유튜브, 페이스북 라이브와 카카오톡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소그룹 공동체를 이끌던 성도들은 네이버 밴드나 줌을 활용하는 전문가가 됐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지난해 4월 개신교인 15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종식 이후 한국교회에 일어날 변화를 물으니 ‘온라인 예배/온라인 콘텐츠 활성화’가 1위를 기록했다. 1순위와 2순위 응답을 합해 도출한 결과로 ‘현장 예배 강화’(25%)와 더불어 ‘온라인 교회 생김’(20%)을 예측하기도 했다(그래픽 참조).

현장 예배 강화와 온라인 예배 활성화. 얼핏 모순돼 보이는 두 가지가 같이 예측됐다는 건 ‘하이브리드처치’의 도래를 의미한다. 하이브리드처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애써 구분하지 않는 교회다. 온라인도 필요하고 오프라인도 필요하다는 양손잡이 전략이 핵심이다. 신발을 사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부터 올리는 다음세대에겐 지극히 익숙한 일상이다. 가상과 현실의 결합이 가속화되고 교인들 삶의 영역도 둘을 애써 구분하지 않는 쪽으로 나아감에 따라 교회의 온라인 오프라인 유기적 연결 능력이 꼭 필요해졌다.

‘한국교회 트렌드 2023’(규장) 가운데 하이브리드처치 편을 저술한 조성실 서울 소망교회 온라인사역실장은 28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구분하는 건 기성세대의 시각”이라며 “다음세대는 더 이상 현장 예배와 온라인 예배를 대립이나 옳고 그름의 문제로 바라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소망교회(김경진 목사)는 지난해 교회 안에 ‘온라인 지구’를 신설했다. 1년 만에 24개의 구역과 170세대가 함께하는 공동체로 성장했다. 온라인 지구는 이민 유학 질병 이사 등으로 교회 출석이 어려운 교인들이 온라인에 모여 함께 교제를 나누고 신앙훈련을 받는 공동체다. 매주 금요일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 기도회를 드리고 채팅을 통해 소통한다. 한 달에 한 번은 ‘교회 오는 날’이란 오프라인 기도회를 진행한다.

조 실장은 “교회 안에서 소모임을 찾지 못하던 성도들을 1차 대상으로 했는데, 자발적 오프라인 소모임으로 이어지는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 영역 모두에서 나만의 장소성을 발견하는 계기로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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