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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SVB 파산에 ‘블랙먼데이’ 공포

사진=AFP연합뉴스


총자산 2000억 달러(264조원)가 넘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미국 역대 두 번째 큰 규모의 금융기관 파산에 전 세계 주식 및 채권 시장이 문을 여는 13일이 ‘블랙먼데이’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미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불충분한 유동성과 지급 불능을 이유로 SVB를 폐쇄하고,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 관재인으로 임명했다. SVB 파산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워싱턴뮤추얼은행 붕괴 이후 최대 규모다.

SVB는 미 스타트업에 대한 유동성 공급을 책임져온 은행이다. 벤처캐피털의 지원을 받는 미 기술업체, 보건업체의 44%가량이 SVB 자금을 활용한다.

SVB의 몰락은 고객이 언제든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단기성 예금을 국채 등 장기 자산에 ‘올인(all-in)’한 게 화근이었다. 저금리 시기 수익률을 높이려 샀던 자산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쇄 금리 인상으로 회복 불능한 손실을 낳은 것이다.

파산 여파는 SVB 지점이 있는 영국 중국 캐나다 인도 독일 등지로 번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영국 SVB도 파산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며 “창업자들은 이번 사태가 전 세계 스타트업을 전멸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고 전했다.

미 정부는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즉각 대응에 나섰다. 금융규제 당국은 SVB 예금보호한도 초과분의 일정 부분을 고객에게 조기 지급하고 다른 은행으로의 확산에 대비한 기금 마련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국내 경제·금융 당국 수장들도 12일 정례간담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고 향후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다만 SVB는 기술 분야 스타트업에 특화된 은행이어서 이번 사태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세종=이의재 기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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