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와도 뱃길 끊겨도 복음의 바다로… 사모 8인 똘똘 뭉쳐 낙도 사역 20년

‘조도 사모 기도회’ 회원들이 14일 전남 진도군 조도중앙교회에서 기도회를 앞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성혜 김혜영 이제라 강미자 이용자 김추향 엄순옥 김영숙 사모. 조도 사모 기도회 제공


전남 진도군 진도항에서 배로 40분 정도 들어가면 조도군도를 만날 수 있다. 작은 섬 150여개가 새 떼처럼 흩어져 있다고 해서 ‘조도(鳥島)’라는 이름이 붙었다. 아름다운 다도해지만 인구는 2000명 남짓, 겨울에는 오후 5시만 되면 배가 끊기는 외로운 곳이다. 이곳에도 한 영혼을 사랑하는 교회들이 둥지를 튼 가운데 상조도와 하조도 인근 8개 교회 사모들이 모인 ‘조도 사모 기도회’는 올해로 20년째 서로를 보듬으면서 낙도 선교의 사명을 이어가고 있다.

조도 사모 기도회는 2001년 이곳에 부임한 강미자(65) 조도중앙교회 사모로부터 출발했다. 사모들은 14일 전화통화로 조도 복음화에 힘쓴 20년 스토리를 전했다. 강 사모는 “사모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목회 어려움부터 남편과 자녀 걱정까지 터놓고 기도한 것이 벌써 20년”이라고 설명했다. 강 사모 외에 김영숙(상조도순복음교회) 김성혜(상조도침례교회) 이용자(옥도교회) 김추향(조도순복음교회) 엄순옥(곤우교회) 이제라(화평낙도선교센터) 김혜영(나배도교회) 사모가 기도회 구성원이다.

외딴 섬마을 사역은 누가 달래줄 수도 없는 고된 일이다. 남편이 사례비를 받을 수 없으니 사모들은 아이 돌보미나 방과후학교 교사 등으로 돈을 벌었다. 수시로 섬을 덮치는 태풍은 교회와 사택을 망가뜨렸고 열악한 교육 환경상 자녀들은 뭍으로 나가 부모와 떨어져 지내야 했다. 섬엔 병원도 없이 보건소 하나만 있어 아파도 참는 일은 다반사다.

이런 험한 사역 속에서도 사모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기보다 행복을 고백했다. “기도의 사람이라 불리는 조지 뮬러 부럽지 않은 기도 응답을 많이 받았어요. 우리 사모님들 사택 부엌이 너무 낡아서 고쳐달라고 기도했더니 도시에서 후원자들을 붙여주셨고요, 대학 등록금이 없어 걱정이었던 자녀가 장학금을 받은 일, 태풍으로 무너진 종탑을 다시 세운 일 등 이야기하자면 끝도 없죠.”(강 사모)

사모들의 동역은 기도회에서 그치지 않았다. ‘조아조아 주일학교’라는 이름으로 매 주일 연합 교회학교를 열고 아이들을 섬긴다. 김성혜(45) 사모는 “각자 교회학교를 할 때는 사모가 찬양과 기도, 성경 공부까지 진행해야 했다. 이제는 8명의 사모가 잘하는 분야를 맡아 더 전문성 있게 아이들을 돌볼 수 있게 됐다”며 “아이들도 친구가 많이 생겨 좋아한다”고 웃었다.

조도 사모 기도회는 오는 20일 전남 목포사랑의교회(백동조 목사)에서 20주년 기념예배를 드린다. 지난 20년간 조도에서 사역하며 모임을 거쳐 갔던 사모들이 모두 모일 예정이라 기대가 크다.

선교선을 타고 어르신 서너 명만 있는 외딴섬까지 복음을 전하는 이제라(54) 사모는 “기도 모임 덕에 늘 새 힘을 얻어 담대하게 배를 탄다”며 “앞으로도 이 기도회가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면서 조도면에 복음이 파도처럼 흘러넘치게 만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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