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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대+美보조금… 불황 속 선전 ‘K배터리 3총사’

전기차 시장의 뚜렷한 성장세,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보조금 혜택으로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실적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사진은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전지. LG에너지솔루션 제공




글로벌 경기침체로 주요 기업이 거센 ‘실적 한파’에 직면했지만,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날개를 달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뚜렷한 성장세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보조금 혜택이 더해지면서 ‘실적 성적표’에 파란불이 켜질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분기에 매출액 8조7471조원, 영업이익 6332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01.4%, 영업이익은 144.6% 늘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은 1조2137억원이다. 올해 1분기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절반을 거둔 셈이다.

1분기 실적에는 미국 IRA 시행에 따른 생산세액공제(AMPC) 혜택 예상액(1003억원)이 포함돼 있다. AMPC는 미국에서 생산한 규모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다. 배터리 셀·모듈 생산 규모에 따라 킬로와트시(㎾h)당 각각 35달러, 1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다. 올해부터 AMPC가 시행되면서 관련 금액을 영업이익에 반영한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회계기준 등을 종합 검토해 실적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는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배 이상 늘어난 5000억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한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위원은 “배터리 출하량에 따른 AMPC 세액공제 규모가 더해진다면 이익이 더 반영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SDI와 SK온 역시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른 배터리 수요 증가, AMPC 혜택을 볼 전망이다. 삼성SDI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800억원 안팎이다. 전년 동기 대비 1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함께 미국 인디애나에서 건설 중인 합작공장이 가동되는 2025년부터 본격적인 AMPC 효과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SK온은 연내 8000억원 수준의 AMPC 세액공제 혜택을 통해 흑자 전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SK온은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서 1·2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2025년부터 포드와 설립한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통해 켄터키·테네시 생산공장도 확충할 계획이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선 SK온이 올해 1분기도 350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거둘 것으로 본다.

정부도 한국 배터리 업체의 북미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5년간 7조원의 자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7일 이창양 장관 주재로 ‘민관 합동 배터리 동맹’ 행사를 갖고 이런 계획을 발표했다. 대출한도 상향·세액공제 혜택 등을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관련 연구·개발에도 500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AMPC 보조금 혜택을 넘어 북미 시장의 생존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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