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 문화유산의 달' 기념 포고문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 '아시아 태평양계 미국인 문화유산의 달'을 맞아 발표한 포고문(Proclamations)에서 도산 안창호 선생의 장녀인 안수산(수잔 안 커디·1915∼2015년) 여사를 언급해 눈길을 끈다.
4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발표한 포고문에서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의 삶을 조명하며 안 여사의 삶을 비중 있게 언급했다.
백악관 홈페이지에 게재된 포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아시아계 미국인과 태평양 섬 출신 인사들은 미국의 발전과 다양성에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immeasurably)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안 여사에 대해 "미국에 이민한 첫 한국인 부부의 딸인 수잔 안 커디는 큰 시련에 직면했을 때에도, 강한 노동 윤리와 국가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 소명에 대한 확고한 헌신을 통해 나라를 드높였다"고 찬사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그녀는 미 해군에 처음 입대한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이었다"면서 "제2차 세계대전의 가운데 그녀는 암호해독가로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으며 해군 최초 여성 포격술 장교가 됐다"고 공헌을 상세히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이와 함께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과의 관계를 소중하게 여긴다"며 "대통령으로서 나는 일본, 한국, 중국, 베트남, 필리핀을 비롯한 나라들을 방문해 관계를 새롭게 해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포고문에서 두 인사의 사례를 들었으며, 안 여사와 함께 언급된 인물은 인도 출신의 여류 우주비행사 칼파나 촐라였다.
주한미국대사관도 이와 관련 트위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포고문을 통해 도산 안창호 선생의 장녀이자 미 해군 최초의 아시아인 여군 장교였던 한국계 미국인 수잔 안 커디 여사를 소개하고 예우를 표했다"고 전했다.
안 여사는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주립대(CSU샌디에이고)를 졸업하고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한인 여성 가운데 처음으로 미 해군에 입대했으며, 첫 여성 포격술 장교로 복무했다.
해군 정보국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초기 아시아계라는 이유로 업무에서 배제되는 등 차별을 받았으나 진정성과 능력을 인정받아 암호해독가로 중용됐다. 종전 후에는 예편해 국가안보국(NSA) 비밀정보 분석요원으로 변신해 1960년 퇴직할 무렵에는 300명 이상의 요원을 거느린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트럼프, '안창호 장녀' 공헌 소개…"미국 드높였다" 찬사
입력 : 2018-05-04 08:25: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