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 슈퍼스타 몰라본 이치로 "브래디가 대체 누구야?"

'타격 기계' 이치로, MLB구단 직원으로 새 출발

프로 스포츠 천국인 미국에서 미국프로풋볼(NFL) 명 쿼터백 톰 브래디(41·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만큼 종목을 망라해 전국적으로 유명한 스타도 드물다. 이런 브래디를 미국프로야구(MLB)에서 일본인 '타격 기계'로 활약한 스즈키 이치로(45)가 몰랐다고 하자 미국 언론이 큰 흥미를 보였다.

'브래디가 누구야'로 요약되는 이치로의 일화는 베테랑 칼럼니스트 피터 개먼스의 보도로 10일(한국시간) 널리 알려졌다. 개먼스는 온라인 매체 '디 애슬레틱'에서 최고의 야구 스타가 최고의 풋볼 스타를 몰라본 사연을 소개했다.

이치로는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 코치들이 머무는 방에 있다가 휴대전화로 문자 메시지 한 통을 받았다. 이치로는 처음 보는 전화번호에서 온 메시지라고 코치들에게 얘기했다. 메시지를 보낸 이는 '알렉스 로드리게스에게서 당신의 전화번호를 얻었다면서 당신을 만나 스트레칭 방법을 배우고 싶다'고 썼다.

이치로는 현역 때 연습 시간은 물론 경기 중에도 쉼 없이 스트레칭을 했다. 미국 언론은 이치로가 치명적인 부상 없이 오랜 기간 유연함을 간직한 원동력으로 독특한 스트레칭 방법을 꼽고 주목해왔다. 코치 중 하나가 "문자 메시지 보낸 사람 이름이 무엇이냐"고 묻자 이치로는 메시지 끝에 적힌 이름을 보더니 "톰 브래디라는 사람인데. 톰 브래디가 대체 누구야"라고 되물었다고 한다.
 
NFL 슈퍼스타 톰 브래디

일본프로야구에서 9년을 뛰고 리그를 평정한 이치로는 2001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미시간 대학 출신인 브래디는 2000년 드래프트를 거쳐 뉴잉글랜드 유니폼을 입었다. 2001년부터 2010년까지 10년 연속 한 시즌 안타 200개 이상을 치는 등 통산 3천89안타를 남긴 이치로는 의심의 여지 없는 미래의 명예의 전당 입회 후보다. 슈퍼볼 우승 5차례를 일구고 4차례 슈퍼볼 최우수선수(MVP), 3차례 리그 MVP를 수상한 브래디는 NFL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미국 CBS 스포츠는 오로지 야구에만 전념하느라 이치로가 브래디를 몰랐으리라 추정했지만, MLB 슈퍼스타가 NFL 아이콘을 전혀 몰랐다는 실화는 한동안 여러 이들의 입에 오르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치로는 쉰 살까지 뛰겠다던 꿈을 잠시 접고 이달 초 시애틀 매리너스 구단 직원으로 깜짝 변신했다. 올해 이치로가 그라운드에서 뛰는 모습을 더는 볼 수 없지만, 내년에 전격 복귀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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