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으로 고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4일 서울 양천구 법무부 산하 서울출입국 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고 있다. 권현구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다시 포토라인에 섰다. 기내 땅콩 서비스를 문제 삼아 비행기를 돌렸던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 이후 3년 5개월 만이다. 이번에는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으로 고용한 의혹을 받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24일 법무부 산하 서울 출입국외국인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조 전 부사장은 하늘색 셔츠에 남색 카디건을 입고 나타났다. 머리는 단발이었고 테가 동그란 안경을 썼다. 그는 취재진 앞에 선 약 40초 내내 고개를 푹 숙이고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머리카락과 머플러로 얼굴을 가리고 등장했던 3여년 전과 비슷했다.
기자가 “어머니 이명희씨도 같은 혐의로 연루돼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동생 조현민 물컵 논란은?”이라고 물었지만 조 전 부사장은 묵묵부답이었다. “가사 도우미 불법 고용 인정하십니까” “다시 포토라인에 섰는데 국민 여러분께 한 말씀 부탁한다”라는 말에만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짧게 답했다.
질의응답이 끝나고 조사를 받으러 이동하는 조 전 부사장을 향해 한 시민이 “야, 미쳐도 고이 미쳐. 집구석이 왜 그 모양이냐”라고 소리쳤다. 조 전 부사장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조용히 외국인청으로 들어갔다.
한편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진 사실이 이날 오후 뒤늦게 알려졌다. 관세청은 지난 21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의 대한항공 협력업체 압수수색 직후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출국금지를 신청해 법무부로부터 승인받았다. 수색 과정에서 조 전 부사장의 밀수 및 관세포탈 혐의가 상당수 포착된 것으로 보인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