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지는 '싱가포르 남북미 정상회담'… 종전선언은 언제

6·12 임박해도 싱가포르 초청 없자 청 "가능성 작아졌다"
청, 6·12 회담 결과 따라 북미와 각각 소통하며 추진할 듯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가진 제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계기에 개최될지 관심이 쏠렸던 남북미 정상회담이 사실상 열리지 않는 쪽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북미정상회담의 성과를 토대로 남북미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까지 끌어낼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을 내비쳤던 청와대로서는 차분히 북미 정상의 담판 결과를 지켜보면서 남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준비할 전망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7일(한국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싱가포르에서) 남북미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봐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현시점에서 '한다, 안 한다' 잘라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가능성은 작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6·12 북미정상회담 직후 싱가포르에서 남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을 아예 닫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개최가 희박해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읽힌다.

당장 북미정상회담이 닷새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싱가포르행 초청장이 오지 않은 것은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싱가포르행을 준비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해석된다.

'세기의 담판'이라고 불릴 정도로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의 중대한 변곡점이 될 이번 회담에서 핵심 이슈인 비핵화 문제에 집중도가 높아진 만큼 결이 다른 이슈인 종전선언까지 논의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 때문에 남북미 정상회담 개최 여부는 무엇보다 북미정상회담의 결과에 연동돼 있다는 입장을 밝혀 온 청와대로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회담 결과를 예의주시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체적인 기대를 너무 낮출 필요도 없고 높일 필요도 없다"면서 "기대감을 갖고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제 초점은 종전선언이 핵심 의제가 될 남북미 정상회담이 북미정상회담이 끝난 후 어느 시점에 열릴지에 맞춰질 전망이다.

싱가포르에서 남북미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는다 하더라도 차후 세 정상이 한 테이블에 앉아 종전선언을 하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 그리 어려운 문제만은 아닐 거라는 기대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워싱턴 DC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가져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보여주고 있다. [댄 스카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을 '하나의 과정'이라고 지난 1일 표현했고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북미 정상의 대좌를 '첫 회담'이라고 4일 표현했다.

미국의 이러한 태도는 북미정상회담이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몇 차례 더 열릴 수 있을 것이라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블룸버그 통신은 6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플로리다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를 2차 회담 장소로 제안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6·12 싱가포르 회담에 이어 추가로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면 남북미 정상회담과 종전선언에 대한 기대는 더 높아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청와대가 이번 북미정상회담의 결과를 토대로 과거보다 차분하게 남북미 정상회담과 종전선언을 준비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북한·미국과 각각 소통하며 종전선언의 상징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점 등을 고려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정전협정 체결일(7월 27일)이나 제73차 유엔총회(9월 중하순) 등을 더욱 적절한 종전선언 시점으로 꼽기도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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