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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재단 이사장, 북미회담 기간 싱가포르 출장 '구설수'

한우성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이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기간에 싱가포르로 '맞춤형 출장'을 다녀와 입방아에 올랐다.
 
한우성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 이사장은 지난 10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싱가포르를 방문했다. 한상(韓商) 네트워크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세계 한상대회 홍보 및 한상기업 청년채용 인턴십 설명회' 등에 참석하기 위한 출장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의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정상회담(12일)과 시기가 절묘하게 겹쳤다는 점에서 그의 싱가포르행을 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전세계 이목이 집중된 '세기의 담판'을 현장에서 직접 보고싶은 '사적인 욕심' 때문에 일정을 억지로 꿰맞춘 것 아니냐는 인식에서다.

실제로 당일 일부 언론에서는 한 이사장이 한인회 관계자들과 북미회담 TV중계를 관전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재외동포재단은 매년 초에 해외출장심의위원회를 열어 임직원의 연간 출장 계획을 세우는데, 이번 출장은 연간 계획에 잡혀있던 일정이 아니다. 북미 정상회담의 싱가포르 개최가 확정된 것은 지난 5월 11일이며, 재단에서 이사장의 출장 결재가 난 것은 그로부터 17일 뒤인 5월 28일이다.

출장과 북미회담의 시기가 겹친 데 대해 동포재단은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오는 10월 23∼25일 인천에서 열리는 세계한상대회를 미리 홍보할 필요가 있었는데, 마침 올해 한상대회 대회장을 맡은 박기출 세계한인무역협회 회장이 거주국인 싱가포르로 초청했다는 것이다.

한 이사장도 "박 회장이 대회발전 방안을 논의하자며 싱가포르로 초청했다. 출장 결정도 북미회담 일정이 발표되기 이전에 났다. 공교롭게 시기가 겹쳤을 뿐"이라며 "한인회 관계자들과 북미회담 TV 중계를 관전한다는 일부 언론의 예고 보도는 오보로 일정에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상대회까지는 아직 4개월 이상 남았다는 점에서 이번 출장이 북미회담 일정과 전혀 무관하다는 주장은 아무래도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

현지 동포사회 일각에서도 "싱가포르 전체가 회담에 정신이 쏠려있는 시기에 뜬금없이 10월에 열리는 한상대회를 지금부터 홍보하겠다고 올 필요가 있었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역사적인 현장을 가까이서 보려고 억지로 만든 출장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한 이사장이 김정은 위원장과 같은 숙소인 세인트레지스 호텔에 묵었다는 점도 뭔가 자연스럽지 않은 대목이다. 이 호텔은 전 세계 언론이 치열한 취재경쟁을 벌인 현장이었고, 방을 구하기가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상대회 대회장이 동포재단 이사장을 거주국으로 초청하는 것 역시 흔치 않은 일이다. 이 부분에서도 재단은 "관례는 아니지만 필요하다고 판단해 결정한 출장"이라고만 했을 뿐 명쾌한 해명을 내놓지는 못했다.

한 이사장은 서울 출신으로 1987년 미국으로 이민해 동포언론사 기자와 김영옥재미동포연구소 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해 10월 취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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