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크로아티아 경기 이후 세계 네티즌의 이목을 잡는 한 편의 과거 영상이 있다. 미국 ABC뉴스는 경기 직후 이 영상을 공유했고, 국내 커뮤니티에서도 퍼지고 있다. 크로아티아 소방관들이 자국의 경기를 보다가 출동 호출을 받았을 순간을 담은 짧은 영상이다. 매 경기 기적을 만드는 크로아티아 축구대표팀 못지않은 감동을 준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소방관들의 투철한 직업의식과 이어진 팀의 승리,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하기 때문이다.
영상은 소방관들이 소방차 옆에 옹기종기 놓인 의자에 앉아 화면이 작은 TV로 축구 경기를 보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들은 몸을 의자 앞으로 쭉 빼거나 두 팔로 깍지를 끼고 머리를 감싸는 등 긴장하며 경기를 지켜본다. 갑자기 출동 신호를 알리는 목소리가 퍼진다. 소방관들은 의자를 박차고 일어나 각자 출동 준비를 한다.
장비를 다 갖추고 소방차가 ‘삐뽀삐뽀’하는 사이렌을 울리며 나가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30초. 영상은 출동에서 배제된 몇 명의 소방관이 팀의 골을 자축하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소방관의 출동 장면은 지난 8일(한국시간) 러시아와의 8강전 때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크로아티아는 승부차기까지 접전 끝에 러시아를 꺾었다. 승부차기 마지막 키커인 이반 라키티치가 찬 공이 골망을 흔들었고, 남은 소방관들이 환호하는 것이라는 설명이 영상마다 붙어있다.
언제 올지 모르는 출동 신호에 소방차 옆에서 대기하며 경기를 보는 모습에 “월드컵 경기를 보기 위한 소방관들의 필사적인 모습”이라고 표현하는 네티즌도 있다. 그러나 자국 축구팀의 기적을 눈앞에 둔 채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출동하며 또 다른 기적의 드라마를 만들러 간 소방관들에게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크로아티아 축구 대표팀은 프랑스와 결승을 치른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