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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위' 호건 주지사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일 지정할 것"

메릴랜드주, 정전 65년만에 주정부 차원 참전용사 공식 환영행사
 
참전용사에 감사패 수여하는 래리 호건
(아나폴리스<메릴랜드>=연합뉴스) 래리 호건(왼쪽) 미국 메릴랜드주 주지사가 9일 아나폴리스에 있는 주지사 관저에서 한국전 참전용사 환영식을 열어 참전용사들에게 감사패를 수여하고 있다.


'한국 사위'로 유명한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주 주지사는 한국전쟁 정전일인 7월 27일을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일로 지정하겠다고 9일 밝혔다.

호건 주지사는 이날 주도(州都)인 아나폴리스에 있는 주지사 관저에서 60여 명의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초청해 공식 환영식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전쟁이 끝난 지 수십 년이 지났는데 이제야 참전용사들을 위한 환영행사를 하게 됐다"며 "내년에는 주의회 입법을 거쳐 영구적인 기념일을 제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재미교포인 유미 호건 여사를 부인으로 둔 호건 주지사는 2015년 1월 취임 이후 미주 한인의 날, 태권도의 날을 지정한 데 이어 주지사배 태권도 대회를 주최하는 등 한국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사랑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전 참전용사에 대한 주 정부 차원의 환영식이 개최된 것도 미국 50개 주 가운데 메릴랜드가 처음이라고 주 관계자는 설명했다.

메릴랜드 주만 해도 이미 30여 년째 기념행사를 열 만큼 관심이 큰 베트남 전쟁과 달리, 한국전쟁은 정전 65주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참전용사를 환영하는 기념식이 어느 주에서도 열린 적이 없다는 것이다.

호건 주지사는 유미 여사가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참전용사들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나도 없었다"면서 공식 환영식 개최를 제안했다고 소개한 뒤 "참전용사 여러분의 용기와 헌신에 감사드린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또 지난주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에 대해서도 "여러분 형제들의 유해가 마침내 미국 땅에 돌아왔다"며 "전쟁의 대가와 자유의 값어치가 얼마나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큰지를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 모두를 존경하는 것처럼 우리의 전몰한 영웅들을 영원히 기억하고 기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영식에는 메릴랜드에 거주하는 참전용사들을 비롯해 폴 커닝엄 한국전쟁참전용사협회(KWVA) 회장, 조윤제 주미대사 등이 참석했다.

볼티모어 인근에서 사는 해병 출신 참전용사 샘 필더(84) 씨는 거동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기념식에 참석해, 5분 분량인 자작시 '잊힌 전쟁'(Forgotten War)을 암송해 큰 박수를 받았다.

필더 씨는 "북한은 불리하면 대화하자고 하고, 원하는 것을 얻고 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곤 했다"면서 "그러나 지금 미국과 북한이, 남북이 대화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 유해 송환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자작시 낭송하는 참전용사
(아나폴리스<메릴랜드>=연합뉴스) 한국전쟁 참전용사인 샘 필더(84) 씨가 9일 메릴랜드주 아나폴리스에 있는 주지사 관저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용사 환영식에 참석해 자작시 '잊힌 전쟁'을 암송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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